우리가 일상에서 그릏게 많이 인용하는 공자의 말씀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지학) 삼십 세에 자립했다.(이립) 사십 세에 현혹되지 않았다.(불혹) 오십 세에 하늘의 명을 알았다.(지천명) 육십 세가 되니 귀가 순해졌다.(이순) 칠십 세에 이르니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종심)’을 배우면서 그 어린 나이에도 ‘공자의 잘난 척’이라고 느꼈었고, 실제로 나이를 먹으면서 공자의 말씀은 현실과 정말 거리가 멀다는 걸 깨달은 1인이었다. ㅋㅋㅋ 그렇지만 공자와 같은 성인의 말씀을 ‘잘난 척’으로 여기는 생각이 어쩐지 비난의 대상이 될 것 같아 침묵하고 있었는데.......

<논어>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잘난 체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적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휴머니즘 영역’이다. <논어> ‘위정’편의 이 구절은 명백하게 ‘잘난 체 영역’이다. 인간으로서 불가능한 일들 혹은 실행하기 힘든 일들을 본인이 자기 입으로 ‘그 어려운 걸 해냈지 말입니다’라고 잘난 척하는 모양새다.......<논어> ‘잘난 척 영역’을 맛보다가 괜스레 기죽어 ‘나는 왜 이럴까’ 자책하지 마시라, 독자들이여! <논어> ‘위정’편을 요즘 시류에 맞게 개정 독해하실 바란다.(p.20)

이렇게 속 시원하게 공자에 대해 솔직한 썰을 풀어내는 글을 만나니, 물 만난 물고기마냥 정말 신나서 읽었다.

‘열다섯에는 원래 공부가 안 됩니다. 놀고 싶은 게 당연하죠, 그러니 자식들에게 뭐라 하지 좀 마시라. 나이 서른에는 요즘 같은 세상에 자립하기 힘듭니다. 취직도 힘들고, 결혼도 힘드니 제발 좀 내버려두시라. 나이 마흔에는 유혹이 빗발칩니다. 그러니 좀 흔들리는 게 정상이에요. 쉰 나이에는 천명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시간입니다. 육십까지 당신은 제멋대로 살았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제멋대로 살아요. 그러니 앞으로도 쭉 그렇게 사세요. 나이 칠십이 되어도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면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자칫 그랬다가는 법무부에서 제공하는 숙식에 몸을 위탁해야 하거든요.’(p.22)

그리고 필자의 통쾌한 독해는 덤으로 따라온다. 내 마음을 대변해서 썰을 풀어주니, 절로 카타르시스~ ㅋㅋㅋ ‘제자백가에 대한 우리들의 오해를 풀고, 감히 그 정수를 전달해보고자 한다.’는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만해도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고전의 위대함’만을 고리타분하게 설파하려는 줄 알았는데, 고전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자! 여기서 ‘충서(忠恕)’의 순서가 중요하다. 충이 먼저요 서가 다음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어순이 엄청난 차이를 빚어낸다. 공자의 말씀은 ‘먼저 자신의 마음에 완전히 몰입할 정도로 충실하고 난 연후에, 다시 말해 자신의 마음에 중심을 곧추세우고 나서 상대방의 배려하고 상대방의 곧추선 마음과 공감하라’라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로 꿰어져 평생 죽을 때까지 추구해야 하는 공자의 대명제가 되는 것이다.(p.49)

그리고 각각 챕터마다 제자백가의 사상을 현실에 맞게 이해하고 그 뜻을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필자의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독해 때문에 절로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라는 제목이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다나 뭐라나. 암튼 빠른 속도로 통독을 하기보다 차례에서 나의 상황에 맞는 제목을 찾아 한 챕터씩 소화하는 게 더 재미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입맛을 쩝쩝 다시며 다음 책장을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