슥밀라
  1. 2013년 책

이미지

도서명 표기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글쓴이
볼테르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1 (32)
슥밀라

 


어디선가 소개된 반전과 반전이 코믹하게 섞여 있었던 볼테르의 인생스토리에 진지하게 웃은 후, 꼭 한 번은 읽고 싶어서 작품을 물색하다가 제목에 떡하니 붙은 이 '낙관주의'란 단어가 왠지 볼테르답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이 책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볼테르가 자신의 철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철학적 콩트'라는 분야를 창조하여 쓴 대표작이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먼저 웃고 시작하고 싶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유쾌하구나!


 


 


이 이솝우화 같은 풍자 소설의 줄거리는 '이 세계는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라고 믿는 순진하고 단순한 낙관주의자인 청년 캉디드가 71대까지만 뿌리를 알 수 있고 그 윗대 조상을 모른다는 이유로 이웃 귀족과 결혼도 마다했던 남작의 딸을 감히 사생아인 주제에 사랑했단 죄로 성에서 쫓겨나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며 모진 풍파를 겪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But!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연과 사연의 결합이 상당히 잼있다는 바로 그것이 포인트다.  


 


죽는 순간까지 왕성한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볼테르답게 종교와 신분제가 지배하는 비합리적인 사회에서 자행되었던 인간의 비열하고 탐욕스럽고 추악한 면모들을 생생하게 담은 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그의 예리한 위트 때문에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너털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어이없는 상황들 뒤에 오롯이 나에게 남겨진 우리 인간들의 적나라한 모습들이란! 너털웃음이 쓴웃음으로 바뀌면서 볼테르의 의도대로 여운이 오랫동안 나에게 머문다. 이솝우화 같으면서도 그 잔향이 깊고 그윽하다. 


 


 


"아니 이렇게 부도덕할 수가? 선생 몸에 악마라도 들었어요?"


"악마는 이 세상일에 안 끼어드는 데가 없으니까 내 몸에 들지 말란 법도 없지요. 사실 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보면 하느님이 사악한 존재에게 지구를 내맡겨 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엘도라도는 예외지만, 도시 중에 이웃 도시의 멸망을 바라지 않는 도시가 있습니까? 가문도 그래요. 다들 다른 가문이 멸망하기를 원하지요. 이 세상 어디서나 힘없는 자들은 힘센 자들을 죽도록 증오합니다. 막상 그 앞에 가면 벌벌 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힘센 자들은 힘없는 자들을 가축 취급하지요. 고기와 털을 내다 팔려고 기를 가축 말입니다. 1백만이나 되는 살인자들이 떼를 지어 유럽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 몰려다니면서 조직적으로 살인과 도적질을 일삼습니다. 정당한 직업으로는 먹고살 수가 없으니까요. 평화롭고 예술이 꽃피는 도시에서도 사람들은 탐욕과 걱정과 불안에 싸여 있습니다. 그 폐해는 포위 공격을 당하는 도시 사람들이 당하는 재난보다 더 정도가 심하지요. 은밀한 불행은 공공연한 재난보다 더 잔인한 법이니까요. 한마디로 말해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겪어서 마니교도가 되었답니다."(p.116)


 


"그럼 이 세상은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우리의 화를 돋우기 위해서죠."(p.122)


 


"노인장께서는 매우 넓고 비옥한 땅을 가지고 계시겠지요?"


캉디드가 이렇게 묻자 노인이 대답했다.


"아니오. 8헥타르밖에 안 됩니다. 내 자식들하고 함께 농사를 짓지요. 일은 권태, 방탕, 궁핍이라는 3대 악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줍니다."


   .


   .


   .


"헛된 공리공론은 집어치우고 일이나 합시다. 그것이 삶을 견뎌 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p.195~199)


 


 


 


기득권에게 대항하여 옥중 생활을 비롯하여 대귀족에게 결투 신청을 한 것으로 프랑스에서 추방당했던 볼테르! 여든 살이 넘어서 그제서 자국으로 돌아가지만 열렬한 환영을 받을 정도로 오랜 망명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끊임없는 작품 활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인물이라선지, 작품 속에 낙천적인 위트가 살아있다. 그래서 주인공 캉디드와 그외 등장 인물들이 온갖 역경과 고초를 겪긴 하지만 그들의 행만리로(行萬里路)는 부럽기만 하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슥밀라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2.4.1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4.11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0.9.2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0.9.20
  3. 작성일
    2020.9.1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0.9.11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25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9
    좋아요
    댓글
    125
    작성일
    2025.5.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50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