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저자의 우리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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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이웃이 ‘매순간’과 ‘매 순간’ 중 어느 띄어쓰기가 맞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얘깃거리가 많고, 여러분도 알면 좋을 듯싶어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이 문제의 답은 의외로 어렵습니다. 답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매(每)’는 분명 관형사입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띄어 써야 합니다.




그런데 ‘새 옷’ ‘새 책’ 등으로 띄어 쓰는 관형사 ‘새’가 ‘새아침’ ‘새해’ 등에서는 붙여 쓰게 됩니다. 합성명사로 파생된 거죠.




관형사에는 이런 것이 많습니다. “첫 단추를 끼우다”의 ‘첫’도 그런 말이죠. ‘첫걸음’ 등에서는 붙여 쓰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붙여 쓰는 합성명사는 반드시 사전에 오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매순간’은 어느 사전에도 오르지 않은 말입니다. 그렇다면 띄어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때문에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도 순간순간의 뜻풀이에 ‘매 순간’이라고 띄어 써 놓았습니다(질문을 하신 '님'의 사전에는 '매순간'이 붙어 있다고 했지만...).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매순간’보다 쓰임새가 덜한 ‘매시간’이 올라 있기 때문입니다. ‘매시간’을 합성어로 보면서 ‘매순간’을 합성어로 다루지 않는 것은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만의 생각일 뿐이고, 현재로서는 ‘매 순간’으로 띄어 써야 합니다.




참, 국어사전의 뜻풀이가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제가 여러 명과 함께 수년 전에 <표준국어대사전>을 일일이 검토했을 당시 띄어쓰기까지 합하면 3000건이 넘는 오류를 찾아냈습니다. 다른 사전들도 많은 오류를 안고 있습니다.




참,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매’의 활용례로 “우리 가족은 매 경기마다 빠지지 않고 응원하였다”를 들고 있는데, 이때의 ‘매 경기마다’도 바람직한 표현은 아닙니다. ‘매’와 ‘마다’는 같은 의미이므로, 둘 중 하나는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잘못은 여러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각 도시마다’ ‘각 도시별’에서도 ‘각’과 ‘마다’, ‘각’과 ‘별’은 같은 의미의 말을 필요 없이 연이어 쓴 것입니다. 문장 속의 군더더기인 것이죠. 좋은 글을 쓸 때는 이런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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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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