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우리말 칼럼

우달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9.2.13
언중 사이에서 바른말보다 더욱 널리 쓰이는 ‘잘못된 말’이 꽤 있습니다. 그런 말은 대개 세월이 지나면서 표준어로 대접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어원 등을 살필 때 표준어로 대접받기 어려운 말도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단발마의 비명’으로 널리 쓰이는 ‘단발마’입니다.
“숨이 끊어질 때처럼 몹시 고통스러운. 또는 그러한 일”이나 “숨이 끊어질 때 마지막으로 지르는 비명”의 의미로,
“네가 화면 가득히 잡혔을 때 누나는 단발마와도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눈이 허옇게 뒤집힌 채 사지를 옆으로 뻗은 개의 몸에는 마지막 단발마의 경련이 지나가고 있었다”
따위처럼 쓰이는 ‘단발마’ 말입니다.
“짧은 비명”이라는 의식 때문에 ‘단발’을 떠올리는 듯한데, 실제 이 말은 ‘단말마(斷末摩)’로 써야 합니다.
이 말은 산스크리트어(불교말) 마르만(Marman)을 발음 그대로 옮겨 ‘말마(末摩)’를 쓰면서 그 앞에 “자른다”는 뜻의 ‘단(斷)’을 붙인 것입니다.
여기서 ‘마르만’은 “관절이나 육체의 치명적 부분, 즉 급소”를 의미합니다.
옛 인도 의학에서는 사람의 전신에는 이 마르만이 10곳 있고, 이곳을 자르면(斷) 극심한 고통을 일으키고 즉사한다고 여겼습니다. 이때 죽어가며 마지막으로 지르는 소리가 ‘단말마의 비명’입니다.
이러한 어원이 있기 때문에 언중이 널리 쓰더라도 ‘단발마’를 표준어로 삼기 어렵습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