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헷갈리기 쉬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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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다'와 '부치다'는 소리가 같은 까닭에 사람들을 꽤 혼란스럽게 만드는 말입니다.


 


하지만 말법을 조금만 알면 '붙이다'와 '부치다'의 구분이 그리 어렵지 않음을 금방 알게 됩니다.


 


'붙이다'는 '붙다'에서 온 말입니다. 이것만 잊지 않으면 됩니다. '붙이다'는 대부분 '붙다'의 사역형입니다. 따라서 '붙이다'를 써야 하는 곳은 거의 '○○이(가) 붙게 하다'를 넣으면 말이 됩니다.


 


봉투에 우표를 붙이다 ⇒ 봉투에 우표가 붙게 하다
아이에게 가정교사를 붙여 주다 ⇒ 아이에게 가정교사가 붙게 하다
주인과 손님을 흥정(싸움)을 붙이다  ⇒ 주인과 손님 사이에 흥정(싸움)이 붙게 하다
공부에 흥미를 붙이다 ⇒ 공부에 흥미가 붙게 하다
하루하루 목숨을 붙이고 산다 ⇒ 하루하루 목숨이 붙어 있게 한다
나를 좀 붙여 줘라 ⇒ 나를 좀 붙어 있게 해 줘라


 


따위처럼 되는 것이지요.


 


또 '○○이(가) 붙게 하다'가 어색할 때라도 '무엇과 무엇이 맞닿다'라는 의미는 살아 있게 됩니다.


 


"땅에 뿌리를 붙이다"에서는 땅과 뿌리가 닿아야 하고
"상대편의 따귀를 한 대 붙였다"에서는 손과 얼굴이 맞닿아야 합니다.


 


그러나 '부치다'는 '붙다'의 의미, 특히 '무엇과 무엇이 맞닿는다'는 뜻이 없습니다.


 


자칫 "계란을 부치다"에서 계란과 프라이팬이 붙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랬다가는 계란 부침을 먹을 수 없습니다. 이 외에


 


나는 아직도 그에게는 실력이 부친다
아들에게 학비와 용돈을 부쳤다
안건을 회의에 부친다
여행 계획을 비밀에 부친다
삼촌 집에 숙식을 부친다
부쳐 먹을 내 땅 한 평 없다


 


따위 표현에서 보이는 '부치다'를 '붙게 하다'로 바꿔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붙이다'는 '붙다'의 의미가 강할 때 쓰고, 그렇지 않은 것은 '부치다'를 쓰면 됩니다.


 


다만 '투표에 부치다' '경매에 부치다' '회의에 부치다'는 얼핏 '투표에 붙게 하다' '경매에 붙게 하다' '회의에 붙게 하다'가 말이 되는 것 같지만, "어떤 문제를 다른 곳이나 다른 기회로 넘기어 맡기다"를 뜻하는 말은 '붙이다'가 아니라 '부치다'인 점을 잊지 마세요.


 


특히 종이로 나온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경매'를 설명하면서 예문으로 "경매를 붙이다"로 해 놓았으나, 이것은 '부치다'의 오기입니다. 현재 누리집의 <표준국어대사전 찾기>에는 '부치다'로 수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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