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헷갈리기 쉬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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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제가 굳은살은 배기거나 박히는 것이 아니라 ‘박이는 것’이라고 얘기했는데요. ‘박이다’와 ‘박히다’를 헷갈리게 쓰는 것 못지않게 잘못 쓰기 쉬운 말에는 ‘삭이다’와 ‘삭히다’도 있습니다.




‘삭이다’와 ‘삭히다’는 모두 ‘삭다’의 사동사입니다. 따라서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삭다’의 의미부터 알아야 합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삭다’에 대해




1) 물건이 오래되어 본바탕이 변하여 썩은 것처럼 되다.


삭은 나무토막 / 옷감이 삭다 / 밧줄이 삭아 끊어졌다.




2) 걸쭉하고 빡빡하던 것이 묽어지다.


죽이 삭다 / 고추장이 삭다.




3) 김치나 젓갈 따위의 음식물이 발효되어 맛이 들다.


젓갈이 삭다 / 엿기름물에 만 밥이 삭아서 밥알이 뜨면 솥에 넣고 끓였다 식혀서 식혜를 만든다.




4) 먹은 음식물이 소화되다.


밥이 삭다 / 오전 내내 가만히 있으니 아침 먹은 것도 삭지 않은 것 같다.




5) 긴장이나 화가 풀려 마음이 가라앉다.


분이 삭다 / 온갖 서글픔도 가라앉고 그리움도 한스러움도 삭아 버린 하얀 앙금 같은 것이 고여 왔다.




6)=사위다.


모닥불이 삭다.




7) 사람의 얼굴이나 몸이 생기를 잃다.


며칠 앓더니 몸이 많이 삭았구나. / 그의 얼굴이 삭은 걸 보니 고생이 많은가 보다.




8) 기침이나 가래 따위가 잠잠해지거나 가라앉다.


약을 먹었는데도 기침이 삭질 않는다.




등의 뜻풀이와 예문을 달아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위의 ‘삭다’ 중 4-5-8의 사동사로는 ‘삭이다’를 쓰고, 3의 사동사로만 ‘삭히다’를 쓴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밥을 삭혀 끓인 감주” “김치를 삭힌다” “멸치젓을 삭힌다” “민속주는 곡식을 삭혀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등처럼 무엇을 인위적으로 발효시키는 의미에서만 ‘삭히다’를 쓰고요.




분함 감정이나 기침 등을 가라앉히는 일을 뜻할 때는 ‘삭이다’를 써야 합니다. “분을 삭히지 못했다”가 아니라 “분을 삭이지 못했다”로 써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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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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