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저자의 우리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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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음주운전 30대女 법정출두 때도 헤롱헤롱”(쿠키뉴스 2009년 5월14일)


“워낙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지라, 술을 먹으니 몸이 말이 아니네요. 그 탓에 무지무지 헤롱헤롱한 상태입니다.”(네이버 블로그)


“마취주사 때문에 헤롱거리는 강아지를 보니까, 가슴이 얼마나 아프던지…”(네이버 지식iN)




따위 예문에서 보듯이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 행동”이나 “버릇없이 경솔하게 자꾸 까부는 모양”을 일컫는 말로 ‘헤롱헤롱’이나 ‘헤롱거리다’가 널리 쓰입니다.




그러나 강아지도 사람도 헤롱거리지는 못합니다. 우리말에는 ‘헤롱헤롱’이나 ‘헤롱거리다’가 없거든요.




‘헤롱거리다’의 ‘롱’에 주목하세요. ‘롱’이 가진 모음은 ‘ㅗ(오)’입니다. 양성모음이죠. 그렇다면 그 앞의 말도 양성모음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모음조화현상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롱’과 어울리려면 음성모음인 ‘ㅔ(에)’가 들어간 ‘헤’로 쓸 것이 아니라 양성모음인 ‘ㅐ(애)’를 지닌 ‘해’로 적어야 합니다. ‘헤롱헤롱’ ‘헤롱거리다’가 아니라 ‘해롱해롱’ ‘해롱거리다’가 바른말인 것이죠.




참, ‘해롱거리다’의 큰말은 흔히 ‘헤룽거리다’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것 역시 바른말이 아닙니다. 이때는 ‘희룽거리다’로 써야 합니다.




대개 양성모음은 작은말, 음성모음은 큰말이 되는데요. 더러는 음성모음과 중성모음이 어울려서 큰말을 이루기도 합니다.




“기다란 물건의 한 군데가 패어 들어가 오목하다”를 뜻하는 ‘잘록하다’도 그런 말입니다. 이 말의 큰말은 ‘절룩하다’가 아니라 ‘질룩하다’이거든요. 물론 ‘잘룩하다’는 모음조화현상에 어긋난 비표준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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