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우리말 칼럼

우달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3.7
“당시 상황을 회고한 김 의원의 얘기가 엄청 섭한 상황에서도 박 전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잘 드러난다”(한국경제 2009년 12월 2일)
“메이크업, 가을에 브라운 빠지면 섭해요”(네이버 블로그)
따위 예문에서 보듯이 ‘섭하다’는 널리 쓰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섭하다’는 온전한 말이 아닙니다. ‘섭섭하다’에서 하나를 빼먹은 글자이지요.
우리말에는 ‘섭섭하다’와 비슷한 구조의 말이 많습니다. 언뜻 갑갑하다, 답답하다, 탑탑하다(텁텁하다) 등이 떠오르네요.
이들 말을 ‘갑하다’ ‘답하다’ ‘탑하다’로 쓸 수 없듯이 ‘섭섭하다’ 역시 ‘섭하다’로 쓸 수 없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도 ‘섭하다’를 “섭섭하다의 잘못”으로 풀이해 놓고 있습니다.
‘섭섭하다’처럼 같은 꼴의 글자를 연속 붙여 써야 하는데, 하나를 빼놓아 틀리기 쉬운 말에는 ‘찌뿌드하다’도 있습니다.
“몸살이나 감기 따위로 몸이 무겁고 거북하다”를 뜻하는 말은 ‘찌뿌드하다’가 아니라 ‘찌뿌드드하다’로 ‘드’를 두 번 써야 합니다.
“찌뿌드한 월요일”이 아니라 “찌뿌드드한 월요일”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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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