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우리말 칼럼

우달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3.26
한 이웃이 ‘양아치’ ‘건달’ ‘깡패’의 차이를 물어 왔습니다. 참, 재미있는 질문이라 여기에 올립니다.
‘건달’은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짓. 또는 그런 사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깡패’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요.
‘양아치’는
“‘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나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입니다.
그런데요. 이들 말은 참 재미있는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건달’은 불교용어 ‘건달바’에서 온 말입니다.
‘건달바’는 수미산 남쪽 금강굴에 살면서 하늘나라의 음악을 책임진 신(神)으로, 향내만 좇아 허공을 날아다니며 노래와 연주를 하고 살았답니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는 악사나 배우도 ‘건달바’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의미를 받아들여 예전에는 ‘광대’와 같은 뜻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즉 ‘건달’은 “한가롭게 지내는 신” ‘건달바’에서 “아무 실속도 없는 사람”으로, 글자와 의미가 바뀐 말입니다.
‘양아치’의 유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구석이 있습니다. 대개는 ‘동냥+아치’의 준말로 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서양의 문화와 물건들이 들어오면서 무조건 ‘그것을(서양의 것) 좋아하던 젊은이’를 속되게 일컫는 말에서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말이 ‘넝마주이’의 속된 말로 사전에 오른 적이 있고, 넝마주이는 현대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깡패’는
영어 ‘갱(gang)’에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갱의 패거리’가 ‘깡패’로 변한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깡패는 폭력에 초점이 맞춰진 말이고, 양아치는 성품이 다랍고 치사한 쪽에 무게가 실린 말이며, 건달은 가진 것이나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린다는 의미를 지닌 말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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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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