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및’과 ‘등’의 띄어쓰기

‘및’은 “그리고” “그 밖에” “또”의 뜻으로, 문장에서 같은 종류의 성분을 연결할 때 쓰는 말입니다. 품사로는 부사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렇죠! 무조건 띄어 써야 합니다.

또 한자말인 등(等)은 “(명사나 어미 ‘-는’ 뒤에 쓰여）그 밖에도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 또는 “(명사 뒤에 쓰여）열거한 대상이 복수임을 나타내거나 그것들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는 ‘명사’나 ‘의존명사’입니다.

그러니 이것 역시 무조건 띄어 써야 합니다.

◎ 울산, 구미, 창원 등과 같은 공업 도시.

◎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등 여러 면에 걸친 개혁.

◎ 주인공의 성격이나 행동 등이 잘 나타난 대목.

◎ 강과 도로가 빠져 있는 등 허술하기 짝이 없는 지도.

◎ 전남, 전북, 경남 등 3도 유격대의 씨름 선수를 초빙해 씨름대회를 열었다.

따위처럼 쓰이는 것이죠.

 

참,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우리말을 좀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앞에서 모든 것을 다 얘기한 뒤에는 ‘등’을 쓸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서울과 부산 등 2곳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이라는 문장에서 ‘등’은 잘못 들어간 말이니, 빼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런 얘기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등’은 “(명사 뒤에 쓰여）열거한 대상이 복수임을 나타내거나 그것들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전남, 전북, 경남 등 3도 유격대의…”라는 예문도 들어놓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것을 다 얘기한 뒤에는 ‘등’을 쓸 수 없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뻥’입니다.

 

그리고 이것도 하나 알고 넘어가면 좋겟습니다.

한자말 ‘등’을 순 우리말로 바꿔 쓸 수도 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바로 ‘들’입니다.

‘들’은 ‘사람들’ ‘나무들’ ‘과일들’ 따위처럼 “셀 수 있는 명사나 대명사 뒤에 붙어 ‘복수(複數)’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도 쓰이지만, “명사 뒤에 쓰여 2개 이상의 사물을 나열할 때, 그 열거한 사물 모두를 가리키거나, 그 밖에 같은 종류의 사물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도 쓰이거든요.

◎ 책상 위에 놓인 공책, 신문, 지갑 들을 가방에 넣었다

◎ 과일에는 사과, 배, 감 들이 있다.

들처럼 쓸 수 있다는 거죠.

어떨까요? 한자말 ‘등’ 대신 순 우리말 ‘들’을 써 보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