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세계의 언어 석학들이 인류 최고의 문자로 상찬하는 우리의 자랑거리입니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 전문지 <디스커버리> 1994년 6월호에는 “한국에서 쓰는 한글은 독창성이 있고, 기호 배합 등 효율 면에서 특히 돋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다. 한글이 간결하고 우수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소설 <대지>를 쓴 대문호 펄 벅도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며, 가장 훌륭한 글자다”라면서 “세종임금은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다”라고 극찬했다고 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세계적 언어학자 매컬리 교수는 한글날이면 동료 언어학자와 학생들, 그리고 친지들까지 초대해서 한국음식을 차려놓고 파티를 연다고 합니다. 세계 언어학계가 한글날을 찬양하고, 공휴일로 기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라는군요.

이 밖에 하버드 대학의 라이샤워 교수, 네덜란드의 언어학자인 보스 교수, 영국의 세계적 언어학자 샘슨 교수 등도 “과학적으로 볼 때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고 합니다.

특히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지난 1997년 글자로서는 유일하게 한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좀 더 명확히 얘기하면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이지요.

아무튼 세계의 수많은 문자 중에서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가 분명한 문자는 한글이 유일합니다. ‘일정한 시기’에 ‘특정한 사람’이 이미 존재하는 문자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창적으로 새 문자를 만들고 한 국가의 공용 문자로 사용한 사례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렇듯 위대한 한글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유네스코는 세종임금이 태어난 날을 ‘문맹 퇴치의 날’로 정하고, 문맹 퇴치에 뛰어난 공적을 쌓은 이에게 ‘세종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자 한글을 기리는 날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정교한 디테일로 완성된 순백의 드레스가 판타스틱 무드 속에 한층 아름다움을 더하는 엘레강스의 웨딩드레스” 따위처럼 시덥잖은 외래어를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유도리’ ‘무뎃뽀’ ‘앗싸리’ 등의 일본말 찌꺼기도 쓰지 말고요. 1년 365일 그래야 하지만, 특히 오늘만은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요. 오늘도 잘못 쓰기 쉬운 말 하나는 배우고 넘어가야겠죠?

제가 방금 앞에서 ‘시덥잖은’이라고 했죠?

사실 ‘시덥잖다’는 “‘시덥잖은 젊은 친구’는 ‘놀라운 젊은이’로 재평가 받게 된다”(한겨레) “시덥잖은 잡담과 이모티콘, 악플이 물결치는 17인치 모니터 속에서”(한국일보) 등의 예에서 보듯이 신문과 방송 등에서도 자주 쓰는 말입니다.

그러나 “볼품이 없어 만족스럽지 못하다”라는 뜻의 바른말은 ‘시덥잖다’가 아니라 ‘시답잖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