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저자의 우리말 칼럼

이미지

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 중에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표현입니다.




‘콩깍지’는 “콩을 털어 내고 남은 껍질”입니다. 그것이 눈에 씌면 아무것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은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의미보다는 ‘뭔가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뜻이 강합니다.




이런 점에서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보다는 ‘눈에 콩 꺼풀이 씌었다’는 표현이 좀 더 격에 어울릴 듯합니다. 콩을 불리면 벗겨지는 ‘콩 꺼풀’은 반투명해, 그것이 눈에 씌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왜곡돼 보일 것입니다. 실제로도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못지않게 ‘눈에 콩 꺼풀이 씌었다’도 널리 쓰입니다.




그러나 ‘눈에 콩깍지 씌었다’를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표현은 일종의 관용구로, 사람들이 같은 의미로 공유한다면 바른 표현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든 콩 꺼풀이 씌든 상관없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씌다’를 ‘쓰였다’ ‘씌였다’ ‘씌웠다’ 따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의 ‘씌다’는 ‘쓰다’의 피동사와 사동사인 ‘쓰이다’ ‘씌우다’의 준말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자동사입니다. 따라서 어간 ‘씌’ 뒤에 어미들을 붙여야 합니다. ‘씌면’ ‘씌고’ ‘씌어서’ ‘씌었고’ 등처럼요.




‘귀신에 씌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신에 씌웠다’로 쓰면 안 되는 것이죠.




참, ‘콩깍지’는 하나의 말이니까 붙여 쓰지만 ‘콩 꺼풀’은 띄어 써야 한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우달이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11.3.20

    좋아요
    댓글
    2
    작성일
    2011.3.20
  2. 작성일
    2011.3.1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11.3.19
  3. 작성일
    2011.3.16

    좋아요
    댓글
    1
    작성일
    2011.3.16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84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68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115
    작성일
    2025.6.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