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우리말 칼럼

우달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9.7.3
오늘 한 후배가 자신은 ‘새초롬하다’가 바른말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며 깜짝 놀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너, 내 블로그 안 들어오지?”라고요.
그렇습니다. 예전에 한 번 다룬 적이 있는데요. 사전들은 “조금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라는 의미의 말은 ‘새치름하다’가 표준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이 말이 사람의 성격을 나타낼 때뿐 아니라 “냉면의 육수와는 다른 달큼하면서도 새초롬한 그 맛”이나 “새초롬한 맛이 부족하여 식초를 약간 쳐서 먹었답니다” 따위처럼 약간 새큼한 맛을 뜻하는 말로도 널리 쓰인다는 것이죠.
게다가 사람의 성격을 나타낼 때도 ‘쌀쌀맞다’는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새초롬한 생김새와 달리 실수, 푼수, 무식을 남발하던 안나” “새초롬한 미소” “새초롬한 김연아의 표정” 등의 표현에서 보듯이 “상큼하고, 귀엽고, 밝고” 정도의 뜻으로 더 널리 쓰입니다.
따라서 ‘새초롬하다’는 ‘새치름하다’의 의미와는 약간 다른 뜻을 지닌, 새로운 말로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중의 일이고요. 지금은 모든 사전이 ‘새초롬하다’를 ‘새치름하다’의 잘못된 말로 다루고 있습니다.
참, ‘새초롬하다’ 못지않게 ‘달큰하다’도 참 널리 쓰이는데요. 우리 국어사전들은 이 ‘달큰하다’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달큰하다’를 문화어로 삼고 있는데, 우리 국어사전들은 반드시 ‘달큼하다’만 쓰라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한국어능력시험 같은 데서는 ‘달큰하다’에는 가위표를 하세요.
또 ‘짭쪼롬하다’도 널리 쓰인데요. 이 말은 ‘짭짜름하다’나 ‘짭짜래하다’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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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