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헷갈리기 쉬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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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파란 하늘로 비둘기가 푸드득 날아가고….”



어느 일간지 사회면에 실렸던 기사의 한 부분입니다. 꽤 오래전의 일인데요.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별 생각 없이 신문을 읽는데, 문득 ‘푸드득’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러고는 그 뜻을 생각하니, 막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옆자리의 사람이 ‘쯔쯧, 안됐다. 생긴 것은 멀쩡해 가지고서는…’ 하는 듯한 눈길을 보냈지만, 한번 새어나온 웃음은 좀처럼 그치지 않았지요. 속으로 얼마나 킥킥대며 웃었는지 눈물까지 찔끔 났습니다.




우리가 흔히 새의 날갯짓을 표현할 때 쓰는 ‘푸드득’은 사실 새와는 눈꼽도 관계가 없습니다.




‘푸드득’은 ‘부드득’의 거센말로, ‘파드득’ ‘포드득’ ‘뿌드득’ 따위와 같은 말입니다. 즉 ‘푸드득’은 “단단하고 질기거나 번드러운 물건을 되게 비빌 때 되바라지게 나는 소리” 또는 “무른 똥을 힘들여 눌 때에 되바라지게 나는 소리”를 뜻하는 말인 거지요.




따라서 그 신문 기사 내용은 ‘비둘기가 힘들여 똥을 누면서 파란 하늘로 날아갔다’라는 뜻이니, 기자가 마치 날아가는 참새의 거시기를 봤다는 소리가 되지요. 그러니 어떻게 웃음을 참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다면 “새나 물고기가 날개 또는 꼬리를 힘차게 치는 소리”를 뜻하는 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푸드덕’입니다. 그것의 작은말은 ‘포드닥’이고요.




그리고요. 저 앞에 써 놓은 ‘눈꼽’은 ‘눈+곱’으로 이뤄진 말이므로 ‘눈곱’으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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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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