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이
  1. 저자의 우리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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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야, 개그콘서트 참 재미있지?”


“맞어 맞어, 정말 재미있어.”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이때 ‘맞어’는 바른말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TV 자막에 ‘맞어’라는 표기가 심심찮게 비쳐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한글맞춤법 제16항을 보면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ㅑ)’나 ‘ㅗ(ㅛ)’일 때에는 어미를 ‘아’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달리 얘기하면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나 ‘ㅗ’가 아닐 때에는 어미 ‘아’가 붙지 못한다”는 소리입니다.




이는 모음조화현상의 규칙성으로, 어미의 모음이 어간의 모음에 의해 자동적으로 제약받는 현상입니다.




사실 현실적으로는 모음조화가 일부 무너졌습니다. ‘깡총깡총’‘깡충깡충’으로, ‘오손도손’‘오순도순’으로 표준어가 바뀌었지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부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지, 우리말법의 큰 뿌리인 모음조화의 규칙성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잡다’의 활용형 ‘잡아’가 [자버]로, ‘얇다’의 활용형 ‘얇아’가 [얄버]로, ‘말다’의 활용형 ‘말아’가 [마러]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잡어’ ‘얇어’ ‘말어’로는 쓸 수 없습니다. ‘맞다’ 역시 [마저]로 소리 내는 사람이 많지만, 적을 때는 반드시 ‘맞아’라고 써야 합니다.




‘뺏다’와 ‘뱉다’도 주의해서 써야 하는 말입니다.




한글맞춤법 제16항의 규정에 따르면 ‘뺏다’나 ‘뱉다’는 그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ㅐ(뺏․뱉)’이므로 어미 ‘아’를 쓰지 못합니다. 즉 “돈을 뺏았다”“침을 뱉았다” 따위로 쓰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아’를 쓰지 못하니 쓸 것은 ‘어’밖에 없겠지요. 따라서 “돈을 뺏었다”“침을 뱉었다”로 써야 합니다.




그런데 앞의 ‘뺏다’를 ‘뺏었다’로 활용한다고 해서 ‘뺏다’의 본딧말 ‘빼앗다’도 ‘빼앗었다’로 써서는 안 됩니다. ‘뺏다’의 끝음절 모음은 ‘ㅐ’이지만, ‘빼앗다’의 끝음절 모음은 ‘ㅏ(앗)’이기 때문입니다. ‘빼앗았다’가 바른 표기인 거죠.




한편 이 규정과 관련해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본뜨다’ 따위의 말입니다.




“모범으로 삼아 그대로 좇아 하다” 또는 “이미 있는 사물을 본으로 삼아 그같이 만들다”는 뜻의 타동사 ‘본뜨다’의 경우 위의 규정에 따르면 ‘본따’로 활용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때의 ‘본(本)’은 용언과 결합한 명사이고, 어미가 활용하는 용언은 ‘뜨다’입니다. 그러니까 ‘본’과는 관계없이 ‘뜨다’만을 활용해 ‘본떠’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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