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umba
- 작성일
- 2022.6.30
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 글쓴이
- 리안 모리아티 저
마시멜로
650페이지가 넘는 소설입니다. 꽤 무겁습니다. 예전 같으면 충분히 상하로 나눠서 나올법한 분량인데, 두껍게 한권으로 가는 것이 요즘 트렌드인 듯 합니다. 책을 책상에 놓고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버겁게 느껴지는 중량입니다. 당장 책을 한 손에 들고 읽을 때 오른쪽 페이지와 왼쪽 페이지의 중량 차이가 꽤 납니다. 300페이지 정도 읽어야 비로소 밸런스가 맞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중량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 읽지 하는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이 책은 리안 모리아티님의 소설이고, 단언컨데 지금까지 쓰신 소설 중에 일 이등을 다툴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배경은 호주와 테니스입니다. 테니스계를 은퇴하신 노부부와 4남매의 이야기가 이야기의 줄기이고, 어느 날 노부부의 집에 젊은 여성이 갑자기 찾아와 동거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650페이지에 담고 있습니다. 장르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가 가미되어 있기는 하지만, 튼튼하게 짜인 설계도 안에 인물 중심의 스토리 텔링입니다. 그런데, 좀 더 깊게 들어가보면 단순한 인물 중심만은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인 조이 델라니 중심, 즉 중년 여성의 페미니즘이 돋보입니다.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어떤 관점에서 남편과 결혼했고, 자식을 돌보며, 본인의 삶은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읽다 보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입니다. 40살이 시작되면서 슬슬 부부싸움도 시작됩니다. 육아에 지친 어머니이면서 자기 자식 생각밖에 안하는 어머니입니다. 남편은 사회적 성공에 본격적인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입니다. 부부의 삶의 방향이 이 때부터 서로 갈라집니다. 이 시작이 언제 봉합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머니가 애지중지 했던 아이들은 모두 성인이 되어 독립해 버리고, 노후는 남편과 둘만 남게 됩니다. 전 세계의 모든 집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보통의 어르신들은 어떻게 슬기롭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계실까요.
배경은 호주와 테니스 이지만, 어머니의 노년의 삶에 대한 상황 설정과 묘사가 탁월합니다. 거기에 미스터리, 스릴러를 살짝 칠했습니다. 빠져듭니다. 어느 순간부터 책 무게를 잊게 됩니다. 하나하나의 상황을 놓치지 않고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생각보다 너무 좋은 책이었네……하고 아마도 다른 독자들도 책을 덮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안 모리아티님의 신작입니다. 올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소설 리스트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역작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