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작가 요나스 요나손작가님의 소설입니다. 처음 읽어 보는 요나손님의 소설인데 하여간 재미있습니다. 취향 저격, 튼튼한 뼈대보다 계속되는 잔재미가 하여간 한 페이지라도 더 넘기게 만듭니다. 이미 영화화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 왜 세계적으로 천 만부 이상이 팔렸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천명관 작가님의 「고래」, 옌리커 작가님의 「작렬지」 같이 끊임없이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특정한 상황의 기승전결보다 「프렌즈」 같은 주인공들의 주고받는 이야기와 상황들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결국 주인공들에게 모든 초점은 맞춰지지만, 캐릭터들은 엄청 나게 많이 등장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와 스웨덴 사람들의 이름인데 다행히 순서대로 등장하고 작가님이 기가 막히게 잘 분산 배치를 하셔서 앞뒤를 반복해 가며 캐릭터들의 역할을 재확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케빈, 옌뉘, 후고, 이르마스턴, 올레 움바티안, 빅토르, 칼란데르 주요 등장인물만 해도 이 정도인데 여기에 관련된 사람들이 한두 명씩은 더 등장합니다. 책을 다 읽고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누군가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했을 때, ‘그래서 어떤 내용인데?’ 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이런 종류의 줄줄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코믹소설의 경우 굵직한 내용 정리가 어렵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아주 소소한 복수 대행을 사업 아이템으로 하는 회사가 있는데, 거기에 어떤 연유에서 흑인 치유사가 얽히고 그의 양아들과 스웨덴 미술관…….하여간 많은 사람들이 얽혀서 나중에 잘 됐다는 이야기….  

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렵네요. 문제는 이렇게 정리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 책은 생각보다 읽는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작가님의 필력으로 책장을 넘기는 재미보다 책 안에 있는 이야기 곳곳의 헤프닝을 읽는 재미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부인이 이미 둘이지만, 세번째 결혼을 두려워하는 아프리카 치유사의 결혼관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훌훌 넘기면서 읽을 수 있겠습니까. 읽고 나서 다시 떠올려 보면 괜히 실소를 하게 하는 장면들도 많습니다. 명언이라면 명언 가득한 책입니다. 알아서들 읽으실 책이지만, 아직 안 읽으신 분 있으시다면 놓치면 안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