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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ee^^
- 작성일
- 2021.4.2
[eBook] 적과 흑 (하) - 열린책들 세계문학 069
- 글쓴이
- 스탕달 저
열린책들
한참 세계고전문학에 빠져 열심히 읽던 시절에, '적과 흑'을 보고 있었다. 조금 지루했지만 나름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선생님이었는지 누구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나이가 좀 있으셨던 분이 ''그 책 어려울텐데, 그 나이에 이해할 수 있나?'' 라는 말을 하셨다. 뭔가 자존심을 건드린 느낌이 들었지만 뭐라 할 수 없었다. 난 불과 고등학생이었으니까.
그땐 이 책이 뭐가 어렵다는 거지?, 시골뜨기가 유부녀랑 사귀다가 귀족 딸이랑 사귀다가 하는 연애소설 같기만 한데.. 했었다. 적과 흑이라는 제목도 한껏 폼 잡고 붙인듯 보였다. '빨강과 검정' '붉은 것과 검은 것' 이랬으면 얼마나 웃겼을까 하며..ㅋㅋㅋ
그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읽었다. 아!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싶었다. '1830년의 연대기'란 부제가 있는데 당시 프랑스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사랑이 뭔지도 알고, 인간의 성공과 출세의 욕망을 이해하고 나서 읽는 것은 전혀 다른 독서였다. 이런 책이었구나...
스탕달의 아주 섬세한 심리묘사와 장면들은 마치 시대극 영화를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해줬고, 당시를 풍미했던 철학자들의 사상과 음악가, 연극 등은 소설의 품격을 높여 줬다.
시골출신 '쥘리앵 소렐'의 인생여정을 통해 '당시의 사회와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줌은 물론 정치와 계급으로 얽힌 프랑스 사회를 예리하게 간파해 내고 있다.' 낮은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신부'가 되는 것이어서 쥘리앵은 성경도 외우고 신학교도 들어가지만 신앙심은 전혀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제들은 누구도 신을 찾지 않는다. 오직 출세와 돈을 원할 뿐이고 정치와 결탁되어 처세에 능하고 권모술수의 달인들이다. 그 당시만 그런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게 속 쓰리다.
출세에 눈 먼 프랑스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글을 보니 '발자크'가 떠올랐다. 스탕달과 발자크는 프랑스 근대소설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더니 비슷한 면이 있었다.
무명 작가였던 스탕달이 47세에 쓴 책. 책이 출간되었어도 주목받지 못하고 무명에 머물렀던 스탕달. 50년, 100년 뒤에나 인정 받을 거란 그의 예언대로 20세기가 되어서야 걸작의 가치를 인정 받게 된 책.
멋진 건, 스탕달의 인간에 대한 예리하고 통찰력 깊은 촌철살인의 문장들이다.
''나는 진실을 사랑했어... 그런데 그 진실이란 도데체 어디 있는 걸까...? 사방을 돌아봐도 위선뿐인걸. 아니, 많이 양보해서 허풍뿐이라고 하자. 가장 덕성스럽다는 사람들도, 가장 위대한 사람들도 예외는 아냐. 이런 생각과 동시에 쥘리앵의 입가에 혐오감이 번져 나갔다... 그러니 인간은 인간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지.''
스탕달은 이름만 멋있는 게 아니었다.
그땐 이 책이 뭐가 어렵다는 거지?, 시골뜨기가 유부녀랑 사귀다가 귀족 딸이랑 사귀다가 하는 연애소설 같기만 한데.. 했었다. 적과 흑이라는 제목도 한껏 폼 잡고 붙인듯 보였다. '빨강과 검정' '붉은 것과 검은 것' 이랬으면 얼마나 웃겼을까 하며..ㅋㅋㅋ
그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읽었다. 아!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싶었다. '1830년의 연대기'란 부제가 있는데 당시 프랑스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사랑이 뭔지도 알고, 인간의 성공과 출세의 욕망을 이해하고 나서 읽는 것은 전혀 다른 독서였다. 이런 책이었구나...
스탕달의 아주 섬세한 심리묘사와 장면들은 마치 시대극 영화를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실감나게 해줬고, 당시를 풍미했던 철학자들의 사상과 음악가, 연극 등은 소설의 품격을 높여 줬다.
시골출신 '쥘리앵 소렐'의 인생여정을 통해 '당시의 사회와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줌은 물론 정치와 계급으로 얽힌 프랑스 사회를 예리하게 간파해 내고 있다.' 낮은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신부'가 되는 것이어서 쥘리앵은 성경도 외우고 신학교도 들어가지만 신앙심은 전혀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제들은 누구도 신을 찾지 않는다. 오직 출세와 돈을 원할 뿐이고 정치와 결탁되어 처세에 능하고 권모술수의 달인들이다. 그 당시만 그런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게 속 쓰리다.
출세에 눈 먼 프랑스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글을 보니 '발자크'가 떠올랐다. 스탕달과 발자크는 프랑스 근대소설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더니 비슷한 면이 있었다.
무명 작가였던 스탕달이 47세에 쓴 책. 책이 출간되었어도 주목받지 못하고 무명에 머물렀던 스탕달. 50년, 100년 뒤에나 인정 받을 거란 그의 예언대로 20세기가 되어서야 걸작의 가치를 인정 받게 된 책.
멋진 건, 스탕달의 인간에 대한 예리하고 통찰력 깊은 촌철살인의 문장들이다.
''나는 진실을 사랑했어... 그런데 그 진실이란 도데체 어디 있는 걸까...? 사방을 돌아봐도 위선뿐인걸. 아니, 많이 양보해서 허풍뿐이라고 하자. 가장 덕성스럽다는 사람들도, 가장 위대한 사람들도 예외는 아냐. 이런 생각과 동시에 쥘리앵의 입가에 혐오감이 번져 나갔다... 그러니 인간은 인간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이지.''
스탕달은 이름만 멋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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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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