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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비치에서
  1.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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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소설 보다 : 겨울 2021
글쓴이
김멜라 외 2명
문학과지성사
평균
별점9.4 (31)
체실비치에서

얇지만 가볍지 않은 단편 세 편이 담긴 '소설 보다 : 겨울 2021'.





 



이번 '겨울'편에 실린 작품은 다음의 세 작품이다.





 



김멜라 - 저녁놀



남현정 - 부용에서



이미상 - 이중 작가 초롱





 



개인적으로는 남현정 작가님의 '부용에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금번 작품들은 조금은 쉽지만은 않았던 글들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소설 보다'의 장점인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이를 통해 나의 생각과 비교해보기도 하고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보기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김멜라 작가님의 소설은 '2021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한 번 만났었고, 이번 소설이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저녁놀'은 작가님의 독특한 의인화와 상상력이 돋보인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녁놀'의 주인공은 모모라는 사물이다. 그 쓸모가 쓸모로서 사용되지 못하고 폐기될 운명이 눈 앞에 다가오지만, 극적으로 다른 쓸모를 찾아 살아남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모모가 바라보는 사람은 레즈비언 커플이다. 모모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어찌보면 사회에서는 반겨질 수 없는, 그 쓸모가 부정당하기 쉬우면서도 결국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암호와 같은 단어를 부여하면서 숨어들어가는 그들의 단어들과 모모의 외침은 쓸모를 부정당하는 모든 존재들의 불안함을 이야기하지는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작가님은 '저녁놀'과 이 소설의 마지막을 통해 다른 목적과 의미를 시도하며 새로운 태양을 맞이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직은 가능성에 머물러 있는 세상, 하지만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이 소설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쓸모없음이야말로 인류가 지켜가야 할 빛나는 보석이다.



무쓸모의 쓸모





 



두 번째 소설은 남현정 작가님의 '부용에서'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이모인지 외숙모인지의 연락을 받고 외삼촌을 만나기 위해 부용이라는 지역으로 향한다. 이 시작부터의 명확하지 않은 모호함은 소설의 끝까지 지탱해가면서 과연 무엇이 분명한 것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다.



부용역에 도착한 '나'는 외삼촌의 주소를 잊어버렸다는 모호함으로 부용호텔로 향하며 본래의 목적에서 일탈해버린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만남은 다시 혼란 속에 빠져들어버리며 용부대피소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이 용부대피소에서 분명함은 완벽하게 소멸하고 출구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작가님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부용호텔과 용부대피소로 대비되는 부용,용부...



호텔이라는 안식처(사실은 이곳도 혼란 그 자체이며 '호텔'이라는 용어적 해석)에서 대피소로의 이동, 그리고 대피소에서 탈출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은 무엇이 진실이고 실체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던져주는 것 같았다. 원래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장치인지 모르겠으나, 우리의 기억과 지식이 과연 맞게 남아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그런 의문 속에서의 탈출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 그리고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한 걸음 뗄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기억은 점점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애당초 기억이란 게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제멋대로 남아 있거나 사라지는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각각의 고치는 누에의 대피소라기보다 오히려 감옥에 더 가까워 보였는데 힘겹게 고치를 짓고 그 속에 스스로 갇혀버리는 누에들의 마음을 나는 그만 이해하고 말았다.





 



곡선의 지배를 따라 이렇게 계속 위로 올라가다 보면 어쩌면 질식이 아닌 탈출의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고 그때 내가 비록 정신이 나간 상태라 하더라도 어쨌든 탈출은 탈출일 테니 나는 우선 계단을 계속 올라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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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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