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체실비치에서
- 작성일
- 2022.12.20
책들의 부엌
- 글쓴이
- 김지혜 저
팩토리나인
'책들의 부엌'은 절대 무겁지 않다.
다소 가벼우면서 '에세이'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살짝은 편안한 마음으로 따뜻한 햇살을 느끼듯이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라고나 할까.
소양리 북스 키친을 운영하는 사람들과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각 편에서 단편인듯 인물별로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소양리 북스 키친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하나가 되는 그런 소설이다.
그래서 대단한 서사나 큰 줄거리, 그리고 세밀하게 짜여진 구조 등은 보기 어렵다.
다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가끔은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즐거워지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평가를 해본다면...
나는 '소양리 북스 키친은 따뜻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 책의 내용 중에서 ★
북 카페에 놓을 책을 박스에서 커내서 정리하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시간 속에도 별빛은 변함없이 빛나고 있겠지.
20대 초반에는 일상을 함께 하는 게 당연했지만, 20대 후반이 되자 각자의 행성을 개척해서 우주정거장을 통해서만 교신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꿈이란 건 원래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거라서 자신을 더 근사한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에너지라는 걸. 인생의 미로에 얽히고 설킨 길에서 목적지를 잃어버렸을 때, 가만히 속삭여 주는 목소리 같은 거였어.
"저는 안전지대에 숨어 살았는지도 몰라요. 다들 제가 제대로 살고 있다고, 제대로 된 인생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고 믿어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 지독한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박수를 치죠. 그런데 정작 저는 이게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게임인지, 되고 싶었던 모습인지 돌아보지 않았어요. 경쟁이라는 과정에만 몰두해 있었죠. 길 끝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은 채로요."
사막에 밤이 찾아와 길을 잃었을 때, 별이 이야기하는 방향은 각자 다를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눈이 내린 산 속을 헤멜 때, 북반구에서는 북극성을 찾겠지만 남반구에서는 희미한 남극성을 바라봐야겠죠.
"......언젠가는 저 여자분도 알게 될까? 자신이 어떤 사랑을 받은 존재인지."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은 흔적에 기대서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몰라."
사람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고자 했더 공간이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채워준 것 같았다.
......
이 중에서도...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다음 문장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은 흔적에 기대서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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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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