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영/자기계발

김진철
- 작성일
- 2018.8.30
혁신은 왜 경계 밖에서 이루어지는가
- 글쓴이
- 마크 W. 존슨 저/이진원 역
토네이도
혁신이란 개념은 이미 지난세기 중반 석학 슘페터가 매우 정제된 형태로 이미 완성에 가까운 답을 내어놓은 바 있습니다. 슘페터의 논의는 평지돌출격으로 느닷 학계에 제시된 게 아니라, 당시까지도 사회의 기본 지형을 뒤흔들던 마르크스의 장엄한 종말론에 대한 일종의 화답으로 도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기애애한 화답이 아니라, 기본 품격을 지키되 상대의 기본 논지를 산산히 깨부수는 논파의 형식으로 말이지요.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대부분의 경영학자, 이름난 경영인들이 내어놓는 논의는 거의 예외 없이 "혁신"을 주제로 삼습니다. 지금 이 책 역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십 년 전부터 건강이 상당히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아직 사거 뉴스는 들리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교수의 논의를 주요 토픽으로 삼습니다만, 이런 거장의 논변 자체도 큰 가지에서 보면 슘페터의 스케이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치밀하고 "혁신"적인 연구를 내어놓아 봐야 거장의 오랜 성과의 틀을 결국 근본에서 극복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에 새삼 천재의 큼직한 발걸음이 얼마나 후대에까지 아득한 영향을 끼치는지 절감, 탄복하게 됩니다.
저자 마크 존슨이 특별히 이 책 여러 군데에서 크리스텐슨 교수를 크레딧하는 건, 그 자신이 바로 동 교수와 공동창업을 마친 한 컨설팅 그룹에서 여전히 공동 대표 노릇을 수행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여튼 현대의 거장 중 가장 심원한 경영 철학을, 현장의 논리와 통찰까지 가장 잘 반영하여 학계와 대중에게 전파하는(사실 크리스텐슨은 경력의 대부분을 순수 학문에만 몰입한 분이고, 대중서는 잘 출간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을 지근거리에서 관찰하고, 개인적 교분까지 두터이 이룬 저자의 말이니만치, 크리스텐슨의 세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일독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대가가 아무리 쉽고 친절하게 내용을 전달해도, 예컨대 빛의 속도로 회사에서 짤린 늙수구레한 오탈이 같은 인간은, 뇌 대신 짝퉁 명품이 들어 있는 그 뇌의 극단적인 비효율, 아니 마이너스 효율 탓에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꼴에 고작 한다는 소리가 전직 모 국가대표 투수이자 모 팀 감독론인데, 오래 전에 네티즌 사이에서 저런 말이 떠돌긴 했으나 요즘은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심지어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도 금방 싫증내거나 근거 없는 한물간 타령이라고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아무리 자부심 강한 모 씨라고 해도 그간(저런 이야기가 나온지 삼성 관둘 때 기준으로 십 년도 넘었죠) 팬들의 비판을 어디 귓등으로 들었겠으며, 본인 역시 커리어를 국내에서 계속 이어가려면 연구, 노력을 게을리했겠습니까? 몇 년 쉬었으니 활력 충전이라든가 종목을 보는 눈, 이론의 디테일도 그간 개선되었을 만하며, 썩어도 준치라고 그간 그처럼이나 남도 아니고 자기 팬으로부터 비판을 들었으니 장족의 발전이 있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건, 깔 대상이 필요하니 계속 그 못난 상태에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팬을 가장하고 사실은 악성의 트롤짓에 맛을 들인 찌질하고 비겁한 악플러입니다. 생전에 한 번도 변변한 자리에 머물거나 성과를 내거나 남의 칭송을 들어 본 적 없는 쓰레기가, 잘나가던 슈퍼스타가 발을 삐끗하니 그제서야 찌르가즘 느껴가며 광분하는 겁니다. 어려서부터 항상 가난에 찌들어 살았으나 망상만으로 명품 착용을 실현하고 산 정신 이상 부모의 영향을 받아 이런 토막민도 무슨 "빚을 내어서 명품을 걸친다느니" 뭐니 하는 정신 빠진 소리를 하고 사는 겁니다.
아마 이런 소리를 하면 "아 이런 기본 베이스를 깔고 위화감 느껴지는 소리를 하니 나를 다들 대단하게 보겠거니" 라고 혼자 착각에 빠지는데, 그게 아니라 다들 "웃을" 뿐입니다. 완전히 정신이 돈 놈이라고, 혹은 추녀가 "나 차갑게 보이는 거 맞지?"라고 주위에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서처럼 말입니다.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갈 텐데 꼭 어디서 밑바닥이 김여사 주차하다가 된통 터지는 것처럼 씨도 안 먹힐 "베이스질"을 하다가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죠. 사람은 나이가 들면 주제파악을 누구나 하게 마련인데, 이 한심한 종자는 그 늙은 꼬락서니를 하고서도 여전히 인지부조화의 틀에 갇혀 삽니다. 가난한 건 이해를 하는데 사람이 실성했다는 소린 듣지 말아야죠.
왕년에 잘나가던 슈퍼스타를 까는 건 참 쉬운데, 부자 망해도 삼 년은 간다고 그 사람은 여전히 어디에서 자리가 들어올 뿐 아니라, 생애 처음으로 박수 갈채 대신 야유란 걸 들어봤으니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려고 노력이라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허나 도시 빈민 출신 실업자(학벌도 실력도 아무것도 없이 책이라고 그저 평생 읽은 게 초딩들도 다 읽는 하루키뿐입니다. 하루키가 기분 나빠할 일이죠)는 지금까지도 노는 신세입니다. 하는 일이 있다면 신상에 대해 아무도 안 믿을 "독서모임" 타령뿐인데 뭔 놈의 직장이 일은 안 하고 줄창 독서만 하는 신의 직장인가 봅니다. 신의 직장은 고사하고 개의 직장에서도 이런 인간은 축출당합니다. 이런 사람도 "어떤 경계"를 넘어봤다면서도 또 있지도 않은 짝퉁 명품을 망상 속에서 자동 치환하여 헛소리를 떠드는데, 글쎄요, 대소변 가리던 시점이 간신히 기억이 날지 말지는 모르나, 그 외에 어떤 경계를 중딩(대소변 겨우 가린 시점ㅋ) 이후로 넘어봤겠습니까? 요런 말을 끝에 하나 삽입하면 앞에서 떠든 낙오자나 입에 올릴 법한 헛소리를 통해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니 싸구려 잔머리를 굴려 페이크 베이스를 까는 건데, 이게 씨도 안 먹힐 코미디라는 걸 또 누가 모르겠습니까? 이러니 놈을 쫓아낸 회사에서 얼마나 놈을 두고두고 비웃을지 눈앞에 선히 그림이 그려질 겁니다. 오로지 놈만 이런 사정을 모릅니다.
혁신가는 기존의 모든 판도를 바꿉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혁신가라 부르며 그 의지를 본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화이트 스페이스에 진출하지 않기로 한다는 건 어떤 CEO에게도 용납될 수 없는 선택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오탈 실업자도 화이트 스페이스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습니다. 혁신이라는 개념만큼 낙오자의 생리와 기질에 거슬리는 게 없기 때문이죠. 당신의 한계를 돌파하고 싶으십니까? 크리스텐슨의 영원한 지기였던 저자의 이 책을 읽어 보십시오. "혁신"은 벌써 당신의 혈관을 흐르는 생체 좌우명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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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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