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영/자기계발

김진철
- 작성일
- 2019.1.27
SI단위계에 의한 건축역학해석
- 글쓴이
- 이시학 저
세진사
"트러스 해석"이란 학문 분야가 자리를 잡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대략 백 년 정도 안짝인 것 같습니다. 19세기 들어 물리학과 재료화학, 공학의 발전이 눈부시게 이뤄짐에 따라 그 성과가 건축 분야에 그대로 도입되다시피했는데 우리가 대도시에서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를 일상처럼 보게 된 건 이때 이후입니다. 사실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누리게 된 건, 무리지어 사는 삶을 그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인간에게 진정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누리는 혜택이 큼에도 불구하고 그 바탕을 이루는 원리가 무엇인지 어슴푸레한 지식도 못 갖춘 채 일상을 영위한다는 데서 일종의 죄의식마저 품게도 됩니다.
트러스 해석의 대전제는 첫째 모든 부재(영어로는 member라고 합니다)에서 중력(자중)의 영향은 무시한다(그렇지 않은 예외도 있고, 물론 건축 실무에서는 이 문제가 빅 이슈입니다만), 둘째 부재와 부재를 잇는 절점(끊어지는, 혹은 이어지는 점)들은 힌지(hinge)이다. 셋째 건축물 전체뿐 아니라 부분부분만을 놓고 봐도 각종 힘들은 평형을 이루고 있다 등입니다. 셋째 가정의 경우, 이것이 충족 안 되면 그 건물은 당연히 무너지겠죠. 얼마 전, 1990년대 초반에 지어졌다는 모 오피스텔 건물이 (아마도 부실공사가 원인일 법한) 붕괴 위기를 맞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수직하중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철근을 덜 심어서라는 전문가들의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구조물에 가해지는 힘은 (2D기준) 수직반력, 수평반력, 모멘트 반력 등 세 가지입니다. 이런 힘들은 바깥에서 구조물에 가해지는 것들인데, 구조물을 구성하는 부재(部材)가 하나하나 감당을 해 줘야만 합니다. 이처럼 외력을 떠받드는 각 부재(member)들의 힘을 부재력이라고 합니다. 모든 포인트에서, 부재들과 외력의 합은 0이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트러스의 어느 포인트를 끊어 놓고 봐도 세 가지 반력의 합이 각각 0이 된다는 게 좀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구조물 전체에서 0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 그러나 안정적인 구조물이라면 어느 부분에서도 힘의 평형이 깨어져서는 안 되니, 어떤 절점이 기준이 되어도 이 조건이 충족되는 게 당연한 요구사항임이 맞습니다.
우리가 대략 초6, 늦어도 중1이면 좌표평면이라는 개념을 배웁니다. 가로에 x축이 있고 세로에 y축이 있어, 평면상의 어떤 점이든 두 기준에서 매겨지는 숫자로 그 위치를 표시할 수 있다는 거죠(입체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이과 과정에서 고2 이후에 배웁니다). 트러스에서 반력을 표시할 때 그 방향에 따라 (+), (-) 기호를 각각 매기는데, 그 기준은 우리가 중1때 배운 x축, y축 시그널 그대로입니다. 이런 것 하나만 봐도, 최소한 육체 노동이나 사람 상대로 말빨 영업 위주의 생계 유지가 아닌, 지식 관련 직업을 영위할 때 도대체 초중등 과정에서 배워 둔 지식(이런 건 10대때 잘 해두면 머리 안에서 평생 보존됩니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실감케 됩니다. 바탕이 튼실하면 그 위에 뭘 쌓아올려도 이게 다 가능한 겁니다. 건물이나 사람이나 애초에 부실공사가 이뤄지질 않아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취가 이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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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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