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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 작성일
- 2019.7.11
불안하지 않게 사는 법
- 글쓴이
- 페이융 저
유노북스
사람은
무엇보다 자신을 긍정할 수 있어야 행복해집니다. 제가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에서도 역시, 자신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다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단계를, 마음의 평정을 찾는 첫째 단계로 규정하더군요. 이때 자신의 단점을 끌어안으라는 건, 무작정 합리화를
일삼으라거나(그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가 더 커집니다) 단점에 눈을 감으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쪽이죠.
저자가
아무래도 이쪽에 종사하는 분이다보니, 텍스트로 문제를 해결하고 풀어나가기보다, 주전공일 일러스트에 곁들여, 간결한
아포리즘이랄까, 자신이 직접 맞대면해 온 여러 문제를 함축적인 몇 마디를 거드는 형식입니다. 이 책의 저자님과는 종사 분야가 크게
다르지만, 저는 과학자 박경숙 박사님이 자신의 무기력증(helplessness)를 극복한 과정을 진솔하게 서술한 어느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도 무엇보다 저자가 그 "병"을 얻고, 싸우고, 끝내 몸과 마음에 떨쳐 내기까지의 긴
여정을 가감 없이(그리고 간결히) 서술한 점이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불안장애"의
근원을 저자는 "자기 혐오"에서 찾습니다. 자신을 혐오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현재의 자신"을 혐오한다는 뜻으로
저자는 설명합니다. 왜 현재의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는가? 본디 있어야 할 나를 "현재의 나"가 몰아내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그 "나"는 아마 많은 현실과 내키지 않는 타협을 하고, 이상을 훼손하면서까지 자리를 보전한, 좋게 말하면 융통성
있고, 나쁘게 말하면 비겁한 자아일 겁니다. 내가 꿈꾸던 건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너는 왜 빛나고 순수한 꿈을 희생하고 구차한
이익을 택했니? 결국은 (이상적 자아를 향한) 자기애의 발현이 (현재의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로 바뀐 것입니다.
이제
결론은 간명해졌습니다. 비록 소중한 많은 것을 잃은 나이지만, 그것을 어떤 대가(代價) 없이 날려 버린 건 아닙니다. 결국 나를
지키기 위해 나를 희생했다고도 볼 수 있죠. 무엇인가를 잃었지만, 그것을 아쉬워라도 할 수 있는 "자신"이 여전히 남아 과거를
그리워하기에, 현재의 나는 홍수에 떠밀려가지 않게 나를 지켜 준 고마운 은인이고, 한때 소중히 여겼던 무엇인가의 대상(對償)물로
여전히 남은 "나"입니다. 조금 더러워지고 금이 가긴 했어도, 여전히 "나"라서 소중한 그 자체로 보듬어 주면 안 될까요? "더
좋게 될 수도 있었는데"에 미련을 갖지 말고, "더 나빠질수도 있던 것을 이렇게라도 지켜 온 나"에 자긍심을 가져 봅시다. 나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드는 IT을 쫓아내고 나와 화해하는 길이 여기에 있다는 게 저자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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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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