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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 작성일
- 2022.3.30
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글쓴이
- 알렉산드르 뿌쉬낀 저
작가와비평
뿌쉬낀은 우리가 장편 소설 <대위의 딸>이라든가 주옥 같은 시 등으로 이미 그 이름을 잘 알고 있는 러시아의 대문호입니다. 사실 그는 제정 러시아에서 적잖게 차별을 받은 혼혈아 출신이기도 하고, 궁정의 총애를 받았지만 핍박 받는 기층 민중의 설움 등에 대해 관심을 많이 쏟기도 한, 시대를 앞서간 문인이기도 한지라 여전히 현대 독자들에게 주목과 사랑을 받는 작가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종래 뿌쉬낀의 이름난 개별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역자 후기라도 읽어 보면, 항상 평론 속에서 제목이 언급되던 게 <벨낀의 이야기>라든가 <스페이드의 여왕> 같은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그 중요성에 비해 지금까지 국내에 완역본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에 우리 한국 독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이번에 작가와비평에서 이렇게 뿌쉬낀의 중요 작품들에 대해 완역본이 나왔기에, 아 그 이름만 들어 보던 작품들이 실제로는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며 목마른 부분을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벨낀의 이야기>는 이 책에 잘 나오는 대로 연작 소설입니다. "발행인의 말"까지 서두에 모두 번역되었고, 남겨둔 한 발, 눈보라, 장의사, 역참지기, 귀족 아가씨-시골처녀 등 전편이 이 책에 다 실려 있습니다. 특히 넷째 작품인 "역참지기"는 계X사 아동명작 등에 실려 있기도 했기에 아마 어렸을 때 읽어 본 독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 읽어 보니 그 느낌이 또 달랐으며, 어쩜 세상의 모든 딸들은 이처럼 늙은 아버지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건전치 못한 불량배들한테 쉽게도 마음을 빼앗기곤 하는지, 많은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 유명한 단편 "역참지기"가 이처럼 <벨낀의 이야기> 연작 중 한 구성부분임을 다시 확인하며, 동시에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 어떤 맥락(?)을 더해 읽는 재미가 어떤지 한번 시도해 볼만합니다.
책의 나머지는 <스페이드의 여왕>이 채웁니다. 이 작품 역시 그간 이름만 들어 오던 작품이었는데, 명불허전 뿌쉬낀의 간결하면서도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걸작이라서 읽고 난 느낌이 뿌듯합니다. 원래 뿌쉬낀의 필체가 어느 독자한테나 술술 잘 읽히고 내용 자체도 재미있긴 하지만, 특히 이 책은 백준현 상명대 교수님의 빼어난 문장력 덕분에 특히나 흥미롭고 편하게 읽혔습니다. "블라지미르" 등 러시아의 연음(soft consonant)와 실제 발음을 잘 살린 인명 지명 표기("뿌쉬낀" 같은 것도 한 예죠. 러시아어에 밝은 교수님들은 현 독재자 이름도 꼬박꼬박 "뿌찐"이라고 정확히 발음합니다)도 돋보여서 간만에 러시아의 풍취를 물씬 느껴 가며 읽어낸 흐뭇한 고전 독서였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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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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