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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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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글쓴이
차현숙 저
나무옆의자
평균
별점9.8 (9)
김진철

여성의 우울증은 참 다양한 원인들에서 비롯하는 듯합니다. 물론 이런저런 정신적 고통의 해결은 우선 본인 책임이긴 하나, 기혼 여성의 경우 그 상당 부분 책임은 그 남편이 져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사회에서건 가정에서건 여성보다는 남성이 우월적 지위에 서는 때가 많고, 많은 상황에서 남성은 이런 지위와 권력을 악용하곤 하는 게 현실입니다. 거꾸로 이런 사회 통념을 악용하여 여성이 남성을 함정에 빠뜨리는 등 악랄한 사건이 발생하곤 하지만 여튼 선의의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할 쪽은 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릇 남자라면, 그 아내 얼굴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웃음을 보고 나 자신의 성취감을 느낄 줄 알아야 하지 싶네요.



"첫번째 화살은 맞아도 두번째는 맞지 말라고 했어. 제발 사업을 하지 말고 경력을 살려서...(p33)" 사실 회사(어떤 회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에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작은 나만의 가게라도 차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아내들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원하기에 퇴직을 만류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편들은 근자감을 기반으로 기어이 사고를 칩니다. 결과는 열에 아홉이 좋지 못합니다. 저자분 가정의 경우 그 결과가 특히나 나빴던 것 같습니다. 일을 처음 벌일 때에는 안 될 일이 없을 것마냥 자신감에 충만한데 막상 냉정하게 돌아서는 사람들을 겪어 보면 슬슬 현타가 옵니다. 기회비용이 그나마 너무 비싸지나 않으면 다행인데...





평지풍파가 이는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특히 성장기에 그런 일을 겪을 경우 커서도 몹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우울증을 가진 부모가 결국은 그 자녀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물려주고, 자녀 역시 내내 불행한 삶을 사는 수가 있습니다. 그나마 아들은 어차피 험한 세상에 거칠게 적응을 해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더 험한 일을 겪어 가며 적응을 하기도 하는데, 딸의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반사회 성향을 죄의식 없이 키우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기도 하는데 요즘 특히 유흥업소가 늘어나 젊은이들이 쉬운 돈벌이라는 유혹에 빠지기 쉬워서입니다. 부모가 그 자녀에게 긍정적인 마음가짐, 건전한 정서만 물려주고 나쁜 영향을 자신 대에서 확실히 차단만 해 줘도 큰 은혜를 끼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는 언제나, 김치를 칼로 썰어 먹는 것보다 이렇게 쭉 찢어먹는 게 맛있다고 하셨다(p66)." 사실 차현숙 작가님 댁뿐 아니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런 분위기가 공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선한 김치가 양념 묻은 손으로 내 입 안에 쏙 들어가고 쫄깃하게 씹히는 즐거움은 활자로만 접해도 절로 공감각이 일어납니다. "깨진 밥공기가 아깝지는 않다. 단지 치울 힘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 힘이 없다는 게 사실 깨진 그릇에 대한 아까움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 삶에 대한 근본적인 동력 부족이 진짜 이유일 수 있습니다. 넘어져서 못 일어나는 이유가, 넘어져서 생긴 상처가 아파서가 아니라 다시 일어나서 달릴 마음 자체가 안 먹어지는 좌절감 때문인 것처럼.



좋은 유전자는 확실히 같은 집안의 여러 사람들에게 혜택을 줍니다. 차 선생님도 어렸을 때 담임 교사에게 혼혈이라는 질문을 들었을 만큼 용모가 빼어났었고 조카분도 연예인 생활을 했다고 나오네요. 아름다운 용모가 사회 생활에 주는 혜택은 생각보다 큽니다. 학점 관리를 완전히 망치지만 않는다면 기업 취직도 생각보다 쉽죠. 이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갖가지 고난은 순탄한 진행을 막습니다. 저자는 세로토닌의 선천적 부족을 이유로 꼽기도 하지만 사실 그 외에 다른 원인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녹색 악마 "압생트"는 고흐의 삶 주변뿐 아니라 레마르크의 작품 <개선문>에서도 칼바도스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술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역시 극심하게 불행한 가정사가 있었기에 어쩌면 그토록 훌륭한 작품들이 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님도 부디 우울증 잘 치료하시고 좋은 책과 함께 독자들과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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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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