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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 작성일
- 2023.2.21
fake
- 글쓴이
- 알앤써니 저
읽고싶은책
일하는 중의 내가 과연 진짜 나인지 아닌지 큰 회의, 현타가 올 때는 누구나 있습니다. 이게 심각하게 가면 공황장애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저자께서 간호사로서 열심히 살 때 문득문득 찾아오는 저런 느낌 때문에 아마도 제목이 저렇게 붙은 것 같습니다. 의료인으로서 간호사라는 직업은 사실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전문지식의 발휘뿐 아니라 감정노동까지 덧붙여지고 게다가 악성 민원인의 행패까지 벌어지기도 하니 정말 예삿일이 아닙니다. 유발 하라리가 "AI가 의사는 대체할 수도 있겠으나 간호사 대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게 다 이런 이유에서라고도 하죠.
현재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입법 사항을 놓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사이에 날카로운 대립이 벌어지는 중입니다. 요즘 보면 이런저런 인터넷 커뮤에서 간호조무사에 대한 비하적 표현이 많이 눈에 띄던데, 모두가 자기 직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고 보면 그런 조롱이 행해져서는 안 됩니다. 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설령 직장에서 상하관계라고 해도 양쪽의 이해가 모두 배려되어야 하며 일방통행식 처리가 되어서는 곤란하죠. 이 책은 곳곳에서 동료, 부하직원인 간호조무사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표현되는 게 참 좋았습니다.
얼마전 40대의 나이에 의대 입학한 분의 사연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의대는 서울대 연고대 한바퀴 다 돌고 지방의대로 내려오던 과거와 달라서 요즘은 입결이 아주 높습니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며, 이 책 p53에 나오는 전 간호조무사 G도 그에 못지 않게 장한 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사고가 나면 직업 자체에 대한 회의가 오거나 남탓을 하는 게 보통인데 이분은 "자신의 배움이 부족"하다며 이런 결단을 내린 거죠. 그 나이에 4년 공부(편입일 수도 있겠으나)를 마음 먹는다는 자체가 보통 용기가 아닙니다.
사내 정치는 어느 직장에서도 미묘하고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죠. 이 책 p98이라든가 p57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참... 직접 접하거나 겪는 게 아니라 이렇게 글로만 읽어도 머리가 아파오네요. 수간호사의 직분은 본인이 간호사 노릇도 온전히 해 내야 할 뿐 아니라 이처럼 관리자로서 직장내 기강까지 바로잡아야 하니 보통 큰 고충이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p131을 보면 어떤 간호사분(D)은 결국 일을 그만두고 패션 관계로 전직했다는 말이 있는데, 물론 본인 적성이 그토록 다양히 뻗어 있는 건 다행이지만 간호대학 4년 공부가 어디 예삿일입니까. 그 엄청난 투자가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얼마나 아깝습니까.
p91, 또 p141을 보면 수술동의서 작성과 관리가 향후 책임 소재 규명과 관련하여 엄청 중요한 이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의료 현장이라는 게 일반인 생각으로는 편하게 일하고 돈 많이 버는 일만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의료인들은 그럴 만한 고생을 흠씬 하고 그 정도의 수입을 얻는 것이므로 제발 사회적 존중을 보내 줘야 하겠다 싶었네요.
p153에 보면 태움이라는 말의 정확한 어원이 나옵니다. 태움 이슈는 뉴스에 아주 자주 나오므로 이 말 자체야 익숙하지만 정확한 유래를 몰랐는데 아주 깔끔하게 설명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많은 사회적 갈등은 약간의 역지사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게 대부분이니 다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조금만 배려를 서로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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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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