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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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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글쓴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저
메이트북스
평균
별점8.6 (311)
김진철

따스한 요람 안에서 보호만 청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때로는 혹독한 시련 속에 강제로 던져져서라도, 나약하고 의존적인 성품을 개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무조건 인센티브, 보상 기제만 요구하는데,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꼭 무엇인가를 더 받아내어야만 하려 드는 습성은 대단히 버릇이 잘못 든 겁니다. 반대로, 알아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쓸데없는 강압적 태도로 군림하려 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만약, 타고난 능력으로는 못 해 낼 법한 과제를, 정말 외인구단식 지옥훈련을 거쳐 이뤄냈을 때, 그 사람은 여태 겪어 보지 못한 성취가 가져다 주는 무한한 희열을 과연 체험할까요? 이 역시 개인 차가 있습니다. 만약 자발적으로 엔돌핀이 솟아난다면, 여태 받은 스트레스를 다 만회하고도 남음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 주위에서 "봐, 너도 할 수 있잖아!" 같은, 억지로 분위기만 띄우는 칭찬이 전부이고, 정작 본인은 하나도 보람을 못 느낀다면, 그 사람은 아마 몸에 암세포만 키우는 게 고작이었을 겁니다. 이런 사람한테는 강압적 수단을 써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오냐오냐 해 주는 것도, 태어나서 도대체 발전이라는 걸 경험하지 못한 채 매번 제자리걸음으로 묶어 두는 꼴이라 전혀 바람직하진 못합니다만, 여튼 몸에 암을 키워서 사람 하나 죽이는 것보다야 낫겠지요. 



저자는, "의지로 해 내지 못할 것을, 자신의 무의식을 일깨워서 해 내게 하자"는, 이른바 스위치를 찾아 내는 계발 방법론을 이 책에서 자세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의지는 결국 소모될 수밖에 없는 자원"이라는 거죠. 요즘 우스개소리로도 자주 듣는, 이른바 "의지 드립"은, 설령 그게 체질적으로 잘 통하고 또 타고난 바가 남다르게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해도, 성과가 그때그때 거둬지면 그것대로, 혹 기대한 대로 성과가 못 나오면 더 빠른 속도로, 결국은 다 소모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의지"로 버틸 수 있는 게 결국은 한계가 있다는 소립니다. 사람이 좋아서 하는 일도 질리는 때가 오는데, 하물며 싫은 일을 억지로, 의지에만 기대어 해 나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하기 싫은 일, 자신이 잘 못 하는 일은 그저 생각만 해도 멀쩡히 있던 기운까지 다 빠져나가게 만듭니다. 요즘처럼 물질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사람의 과업을 도와 주는 기제가 (상업적이든 뭐든) 많이 마련된 세상에선, 더군다나 의지로 깡으로 뭘 헤쳐나가는 게 어렵습니다. 



사람을 의식 기저에서 가장 강력하게 사로잡는 건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이 무의식이 혹 유효하게 계발이 되었다면, 사람은 애써 어떤 의지를 발동시키지 않아도, 눈만 뜨면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여 그 일을 찾아 해결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의지 드립"의 가장 전형적인 예는 "이봐, 해 봤어?"라며 모든 과업에 일단 막무가내라도 부딪히고 볼 것을 주문했던 어느 재벌 그룹 창업자가 생각이 나죠. 당시 한국에서 손 쉽게 돈 버는 길은 소비재 산업에 전념하는 쪽이었을 텐데, 그 사람은 소위 "중후장대" 업종에만 관심을 쏟으며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이거야말로 전근대식 "의지"의 위력을 보여 준 좋은 예라고 생각도 되지만, 한편으로 그 인물이 도전 정신 못지 않게 강조했던 덕목이 있습니다. 바로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한테 대접을 해 줘야 한다"는, 그 사람 나름의 확고한 원칙이죠. 물론 "생각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어떤 장애가 생기면, 그 장애를 돌파하기 위해 밥을 먹는 중에도, 심지어 잠 자는 중에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각에만 골몰하는 게 그 창업자의 스타일이었습니다. 자신은 머리가 가장 좋은 사람도 아니고, 가장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었으나,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쪽이었기에, 그런 사람들을 다 밑에 두고 부릴 수 있었다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잠재의식" 계발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파고 들면, 결국 무의식마저도 의식에 지배된 채, 그 막대한 에너지를 의식의 요구에 제공해 준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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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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