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영/자기계발

김진철
- 작성일
- 2015.10.26
생각의 비밀
- 글쓴이
- 김승호 저
황금사자
반드시 현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찾게 되는 상품이 아니라, 도시락은 그만의 별미와 풍취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친근한 벗과도 같습니다. 격식 갖춘 음식점에서 근사한 식사를 할 (금전적) 형편이 된다 해도, 바쁜 비즈니스맨들에게 이 호사가 언제나 가능한 것만도 아닙니다. 여러 심리적 이유에서, 도시락은 제법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으며, 이 아이템을 둘러싸고 시장이 제법 번창하는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김승호 회장은 한국에서 손에 꼽는 부자이며, 거의 빈손으로 시작해서 자신만의 창의와 근성으로 그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성공담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이런 분이, 일견 하찮아 보이는 도시락 아이템으로 가장 멋진 대박을 쳤다는 사실은, 젊은 창업자들이 그 눈을 두고 주시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잘 알려 주고 있습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는 속된 표현이 암시하듯, "먹는 아이템"이야말로 인간 사는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도외시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관심사입니다. "먹는 장사가 결코 망할 리 없다"는 말도 있지만, 수지를 맞추지 못하여 결국 문 닫고 가게 주인이 바뀌는 광경만큼 어느 동네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드물 것입니다. 결국 "먹는 장사를 하되 어떤 방식으로 꾸리는가"가 문제인 셈인데, 김 회장의 이 책은 먹는 장사에서 최우선 염두에 둬야 할 이슈가 뭔지를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사소한 습관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자신의 노력과 땀, 열정으로 우뚝 선 성공자들이 보통 입에 담는 말이, "시간 무서운 줄 알라"는 원칙이죠. 사소한 습관은 그런 습관이 (무의식 중에) 행해질 때야 아주 사소한 시간을 점유할 뿐이지만, 그런 짧은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 태산의 무게와 높이를 지니게 마련입니다. 작은 돈, 새어나가는 돈의 무서움을 알듯, 좋은 습관(혹은 반대로 나쁜 습관)이 쌓이고 쌓여서, 십 년, 혹은 이십 년 후 각자의 도착점과 성패 여부를 가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출발점이 달랐던 이의 성취 수준이야 나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그러나 당초부터 나와 별반 형편이 다를 바 없었던 이가 어느새 저멀리 앞서 가거나, 혹은 까마득히 뒤처져 있다면, 이야말로 내가 고소해 하거나, 혹은 밤에 잠을 못 이루고 배아파할 만한 이유가 됩니다. 김 회장은 결말에 가서그토록 큰 차이를 부르는 요인들이, 바로 최초 지점에서의 습관 세팅이라고 지적합니다.
사업체를 경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장은 지나치게 사소한 이슈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거나 집착하다 대세를 그르칩니다. 어떤 사장은 반대로 조직 곳곳에서 발견되는 leakage를 일일이 손 볼 생각 않고 그저 대범히 넘어가다 파국을 맞습니다. 이런 경영상의 스타일도 개인 차원으로 환원하면 "습관의 차이"인데, 거의 똑같은 스타트업으로 업계에 첫발을 디딘 업체들이 왜 피니시 라인에서 그만큼이나 큰 격차를 드러내는지(혹은, 아예 골인 자체에 실패하는지) 김 회장은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자상히 가르쳐 줍니다.
팔릴 만한 물건, 다른 이들이 사고 싶을 만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혹은 그런 가게, 사업, 서비스를 꾸려 팔아야 한다는 게) 최우선의 과제라고 김 회장은 지적합니다. 어떤 사람이 업계 최고의 요리장이라고 해도, 또 그 요리에 아무리 지극한 정성이 들어간다고 해도, 같은 시대 같은 장소를 사는 이들이 그런 예술품, 명품 요리에 아무 애정을 안 보이면 소용이 없습니다. 요리는 미술품이나 조각과 달라서 수백 년 수천 년 남기 용이한 대상이 아닙니다. 언제나 타인의 관점에서 전망하고, 가능성을 계측하며, 가치 판단을 시도하라는 게 그의 주문입니다. 혼자만의 고집으로 편협한 억지를 부리는 자야말로, 최고의 기량을 보유했다 해도(대개는 그런 수준까지 도달하지도 못하지만), 시장에서 외면당하기 딱 좋을 뿐이라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 김 회장은 (우리 독자들이 그의 책에서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가르침을 여럿 내놓고 있습니다. "착하고 성실하되" (기본입니다. 어느 성공한 CEO라도, 불성실과 배덕을 독려하지는 않습니다), "영악하고 게을러지"라는 충고를 젊은이들에게 들려 줍니다. 맡은 일은 미련할 만큼 성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목표와 사소한 접대, 혹은 혼자만의 관심사나 편견에까지 "성실히 몰두"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게으르고 불성실했던 편만도 못하게 됩니다. 제아무리 자기 나름대로 경지에 오른 자라 해도, 보편적 가치와 추세에 눈을 감는 순간 타인의 존경을 잃게 됩니다(처음부터 존중을 못 받는 경우가 더 많으며, 그래서 늙은 나이에 혼자만의 아집에 빠져 들기가 십상이죠. 그러다 보면 더 주위에서 소외되기 시작하고... 이런 惡의 순환 고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어느 한 방향으로 치닫지 않고, 중용과 균형 감각을 지키는 처세와 자기 관리란 그래서 중요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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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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