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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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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하버드 천재들의 감성수업
글쓴이
탄춘홍 저/전왕록 역
리오북스
평균
별점8.7 (40)
김진철

"도대체 감성이 뭐기에?" 저자는 중국의 교육자이며 능력계발 분야에서 두드러진 명성을 얻고 있는 개척가이기도 합니다. "탄춘홍"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譚春虹(담춘홍)으로 쓰는데, 마지막 글자는 무지개 홍, 혹은 고을이름 공으로도 읽습니다. 심리학 분야 중 실천적 영역에 종사하는 이들이 줄곧 관심을 돌리는 테마가, "왜 어떤 사람은 지능이 충분히 뛰어난데도 성공하지 못하고, 학창 시절에 두각을 못 나타낸 사람이 사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가?"입니다. 저자는 이 과제를 놓고 특히 큰 관심을 두어 연구에 오랜 기간 매진했는데, 그 배경에는 이분이 실제로 교육 시설을 책임지고 운영하며 어린 인재들을 양성하는 위치에 있었기에, 학문적 연구와 실제 성과의 방향성을 일치시키는 게 가능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만 하겠습니다.

사실 지능이 아닌 감성의 인자(factor)가 한 개인의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이미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연구진(역시 행동과학, 심리학 분야 종사자들이었습니다. 소속은 하버드 대학이었지요)들이 규명하여, 학계뿐 아니라 저널리즘, 나아가 일반 대중(특히 학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이때 정립된 개념이 EQ, 즉 이른바 "감성 지능"이란 것이며, 성공은 IQ가 아닌 이 미지의(당시로서는) 요인에 더 크게 선형적(linear) 의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들 했습니다. 이 토픽이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 당시만 해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시사주간 <TIME>에서 그 주 이슈 분량 대부분을 할애하여 연구 성과를 다뤘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연구가 아니라도, 이미 한국에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급격한 고도 성장을 겪은 내력이 있었기에, "학교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는 "체험적 진리"가 이미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 정주영 회장 같은 이도 명문대 출신 신입사원들에게 창피함을 무릅쓰고 서울 명동 번화가 한복판에 나가 큰 소리로 홍보를 시키거나(회사 차원에서 큰 실익이 없는 활동인데도), 한강 백사장에서 씨름을 시키곤 했던 것입니다. 공부에만 찌든 책벌레들에게서 몰감성(沒感性) 의 외피를 벗기고, 알몸으로 사회라는 보다 거대한 유기적 실체와 공감을 시도하게 만들자는 게 그 의도였겠습니다. 여기서도 핵심의 화두는 바로, 지능이 아닌 "감성"입니다.

"공감"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두 단어(형태소) 중, 하나는 "함께할 공"이요 다른 하나는 "느낄 감"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共이라는 글자가 感이라는 후치어를 수식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중요한 요소는, "공"의 수식을 받는 "감"입니다. 그런데 이 "감"이 중추를 이루는 "감성"이란, 혼자만의 영역에서 고도로 발달시킨 그런 감성이라면, 그게 설사 인류사에 길이 남을 가치를 지닌 레벨이라고 해도 목전의 성공과 직결되는 요소는 아닙니다. 빈센트 반 고흐를 보십시오. 그가 남긴 작품들은 현재 지구에서 유통되고 있는 그 어느 예술가의 흔적보다도 고가에 유통됩니다만, 생전의 천재 화가는 걸인으로 죽었습니다. 예술가 중에는 이런 그의 장엄하고 불꽃 같은 삶을 추수(追隨)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보다 많은 수는 화려한 세속적 성공과 물질적 풍요를 동시에 꿈꾼다는 게 보다 솔직한 이야기일 터입니다. 따라서 "감성"은 바로 "공감성"이 되어야만 하며, 그게 최소한 성공을 염두에 두고 오늘 하루를 노력으로 채우는 이들이 가져야 할 대전제입니다.

그렇다면 이 저자, 담춘홍(탄춘홍) 선생이 정의하는 "감성"은 무엇인가. 저는 이 대목이 특히 읽으면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하나는 "정서를 표현하는", 또 하나는 "그 정서를 콘트를하는", "예술"이라는 겁니다. 담(탄) 선생의 감성 정의는 그래서 세 부분의 개념 연결로 이뤄집니다. 첫째는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정서를 외부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정서 그 내부적 특징을 잘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이런 정서, 잘 다듬어진 정서가 오해 없이 전달되게 하기 위해 표현을 세련되게 다듬을 줄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이 정서는 그저 발견되고 표현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타인이 자신의 감성 표현(그것이 아무리 정확히 표현되는 것이라도)을 덮어놓고 수용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정확하고 세련된 표현이 혹시 남들(물론 자신만큼의 양식과 수준을 갖춘  정상적인 공동체 안에서의)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면, 이것은 차라리 표현되지 않은 만도 못합니다. 그래서 탄 선생은 "통제되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어쩌면 EQ에서 이 대목이 핵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감성은, 그저 순간순간 표현되고 통제되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예술"로서 다듬어져야 합니다. 예술이란 임기응변의 잔재주가 아니라, 인생과 세상을 보다 깊이 있는 차원에서 조망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식을 말합니다.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거나 악기를 다루거나 회화로써 조형을 포착하는 게 수련이 필요하듯, 타인과 소통하는 기술도 예술의 수준으로 다듬어져야만 합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성공하는 감성인"으로 불릴 자격이 있고, 그저 순간의 잔재주에 머물지 않고 남과 자유로이 소통하는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저 학창 시절에 공부만 못했다고 자동으로 소통 공감 능력이 생기는 게 아님은 자명합니다. 널널한 회사에서 그 알량한 자리 하나를 못 지키는 퇴직자가 너무도 많은 현실을 보면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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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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