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 라디오에서 "행진"이란 노래를 들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반 '들국화1집'을 접하는 순간이었다.

학업 부담감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내게 "행진"이란 곡은 내 마음속을 뻥하니 뚫어주는 신선한 청량감을 선사했다.
그 길로 바로 레코드점에 가서 테잎을 사서  매일 듣고 다녔다. 거의 테잎이 늘어질 정도로...

  

그 다음해에 '들국화 2집'이 나왔다.

 

"제발"에서의 전인권님의 카리스마와 최성원님의 가슴울리는 작사,작곡,,,

 

그해에 모전자회사에서 주최하는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들국화를 직접 만날 수있었다. "너의 작은 두손에"란 아름다운 노래도 접할 수 있었던,,,

 

 

그러다 들국화가 해산하고 전인권,허성욱님의 '추억 들국화'가 나왔다.

 

들국화 제2의 명반으로 일컬어지는 이 앨범에는 "머리에 꽃을","사노라면" 그리고 전인권님의 탁월한 보컬이 일품인 "사랑한 후에"가 들어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전인권 1집'이 나왔다.

전인권 불후의 걸작 "돌고 돌고 돌고"와 "돛배를 찾아서"가 수록되 있는 이 앨범은 마치 전인권 일인 뮤지컬을 관람하고 있는 듯한 환각을 불러 일으키는 앨범이다.

 그해 처음으로 힐튼호텔에서 전인권님을 직접 뵐 수있었다.

 

 

 

그 다음해 '전인권 2집' 이 나왔다.

"언제나 영화처럼", " 빨간 풍선"의 새로운 스타일의 전인권을 만날 수 있었다.

 
 

 그 후 새로운 멤버로 짜여진 '들국화 3집' 이 나왔다.

 정말로 오랜만에 학전 소극장에서 "우리","분명하게"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 전인권님이 항정신성의약품 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되고...들국화 재결성이 추진되고...

 

 

그후 14년이 흐른 후 '전인권 3집' 이 나왔다. 

"새야","강해야지"등 전체적으로 거칠면서 폭발적인 전인권의 음색과 음반 프로듀서 하찌의 섬세함이 조화롭게 살아난 음반은 복고풍의 한국적인 락이 그 근간을 이룬다. 특히 김민기님의 "봉우리"를 리메이크한 전인권님의 봉우리는 점점 나이듦에 힘겨워 하는 나에게 삶을 살아가는 이정표를 제시해 주었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요즘도 나는 들국화의 노래를 자주 듣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 " 달라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에서 저자는 러너로써 작가로써의 삶을 진솔히 이야기 한다.
하루키처럼 나도 마라톤 연습을 할때 락 음악을 주로 듣는다.
특히 "행진" 을 들으며 달리면 힘들어 멈추고 싶은 내게 큰 힘이 되어 준다.

"행진"을 나를 키워준 음악으로 주저하지 않는 이유는 전인권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도, 주찬권님의 파괴력 있는 드럼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사에 있다.

누구나 그렇듯 나의 과거도 힘이 들었다. 하지만.. 내게 그런 힘든 기억도 추억으로 감싸 안으라 한다.
또한 나의 미래는 항상 밝을 수만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회피하지 말고 묵묵히 걸어 가라고 한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면 두팔을 벌리면서..

그는 노래한다. 행진, 행진,  행진하라고
그는 노래한다. 행진하라고 앞으로, 행진하라고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