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學

waterelf
- 작성일
- 2023.3.1
상속 게임
- 글쓴이
- 제니퍼 린 반스 저
빚은책들
고등학생 에이버리 카일리 그램스(이하 ‘에이버리’)는 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없고,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바람에 사실상 고아였다. 다행히 이복 언니 리비가 그녀의 양육권을 가져와 어렵지만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버리가 토비아스 테터솔 호손(이하 ‘호손’)의 유산을 받게 되니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편지를 받았다. 처음 이 편지를 받은 리비는 당연히 이 요청이 사기라고 여겨 무시했다. 하지만 이 초대, 아니 소환 요구는 진짜였다. 호손은 독지가(篤志家)로도 유명했기에 그녀들은 약간의 유산을 기대하고 참석했다. 하지만 이 유언장 공개 자리는 그녀에게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아니,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에게.
토비아스 호손은 462억 달러의 자산가인데 손자들에게 총 100만 달러를 남겼어. 딸들에게는 총 10만 달러를, 50만 달러는 하인에게, 할머니의 연금으로……. [pp. 50~51]
호손과 아무런 관계없는 에이버리에게 거의 전 재산을 주는 유언장이 공개된 것이다. 그것도 무려 462억 달러! 마치 요정의 마술로 재투성이 아가씨가 근사한 드레스와 유리구두를 신은 숙녀로 변한 것처럼……. 물론 462억 달러의 상속녀가 되는 것은 공짜가 아니었다. 단지 한 가지만 지키면 되었다.
“넌 지금부터 사흘 안에 호손 하우스로 들어가 일 년 동안 살아야 해.” [p. 60]
단 하나의 요구사항을 지키는 조건으로 난데없이 막대한 유산을 받게 되는 것은 찰스 디킨즈의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이 떠오르는 전개였다. 하지만, 저자가 선택한 것은 막대한 유산 상속과 관련된 갈등이나 4명의 꽃미남들과의 로맨스가 아닌 수수께끼 풀이였다.
친애하는 에이버리,
미안하구나.
- T.T.H. [p. 66]
왜 생판 남인 자신에게 모든 재산을 넘겨주었는지 알 수 없던 에이버리는 호손의 수수께기 같은 쪽지를 보고 호손의 셋째 손자 제임스 윈체스터 호손(이하 ‘제임스’)와 함께 퍼즐 풀기에 도전한다.
그 과정에서 호손의 정당한 상속자로 여겨왔던 4명의 손자, 내쉬 웨스트브룩 호손(이하 ‘내쉬’), 그레이슨 데번포트 호손(이하 ‘그레이슨’), 제임스, 알렉산더 블랙우드 호손(이하 ‘알렉산더’)의 미들네임에 뭔가 정답이 숨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호손의 아들인 토비아스 호손 2세의 실종 혹은 사망과 함께 호손이 새로 미들네임을 만들고, 자신의 유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십 년 전에 자기 딸들에게 상속하지 않기로 결정하고선 말도 안 해 줬단 거예요?”
“그런 것 같아. 그리고 어제 네가 물어본 건에 대한 답을 말해 줄게. 회사의 기록에 따르면, 이십 년 전 팔월에 호손씨가 법적으로 개명했어. 그전까지는 미들네임이 없었고.” 알리사는 정말로 유능하다.
토비아스 호손은 가족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유언을 작성함과 동시에 스스로 미들네임을 만들었다. 태터솔. 테터스 올. 제임슨과 알렉산더가 할아버지에 대해 알려준 정보를 취합해 보면 그건 메시지다. 돈을 나에게 남긴 것이나 내 이전에 자선단체에 남긴 건 문제가 아니었다.
자기 가족에서 상속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p. 153]
가족에서 뭔가 실망하고 자선단체에 재산을 넘길 수는 있다. 하지만 왜 갑자기 생판 남인 에이버리에게 거의 모든 재산을 넘겼을까?
내가 죽으면 재단의 모든 돈, 모든 권력, 모든 가능성이 토비아스 호손의 손자들에게 간다. 일 년에 1억 달러씩 기부되는 금액도. 그런 큰돈이면 호의를 가득 살 수 있을 것이다. [p. 292]
에이버리에게 주었다가 그녀가 제거되면 다시 손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정말 그런 유회를 위해 무작위로 선택한 이가 에이버리라서 ‘미안하구나’라는 쪽지를 남겼을까?
시계 꼭대기
제일 높을 때 만나
늦은 인사를 건네고
아침에 작별을 고하길
비틀고 뒤집으니
무엇이 보이니?
한 번에 두 개씩
그리고 날 찾아봐 [pp. 400~401]
라는 문구를 해석하고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4명의 손자와 에이버리가 필요했다.
“할아버지는 우리의 주의를 끌 뭔가가 필요했던 거야.” 그레이슨이 말했다. “아주 예상치 못한, 아주 놀라운, 오직 한 곳에서밖에 볼 수 없는…….”
“퍼즐처럼.” 제임슨이 말을 마무리했다.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우리를 다시 깨울 무언가. 우리를, 우리 네 사람을 이곳으로 모이게 할 무언가.”
“꼶은 상처를 터트릴 무언가를.” 내쉬의 목소리는 심증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노인을 알았다. 그들의 말은 그들에게는 이해가 되는 거였다. 그들의 눈에 이건 즉흥적인 게 아니다. 아주 위험한 도박이지. 나는 아주 위험한 도박이었다. 토비아스 호손은 내가 이 집안에 나타나면 상황을 뒤흔들 거고 케케묵은 비밀이 드러나 어떻게든, 어떤 식으로든 마지막 퍼즐이 모든 걸 바꿀 거라고 확신했다.
만약 에밀리의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았다면 나는 그들을 한데 뭉치게 하는 용도였다. [pp. 441~442]
에필로그를 다 읽을 때까지도 나는 토비아스 호손이 왜 생판 남인 에이버리에게 거의 모든 재산을 넘겨주었는지 알 수 없었다. 후속작인 <상속게임 2>를 읽어야 알 수 있을까?
* 이 리뷰는 빚은책들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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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