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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
- 작성일
- 2022.7.13
오빠가 죽었다
- 글쓴이
- 무라이 리코 저
오르골
<오빠가 죽었다>란 제목이 주는 심각함에 비해서 책표지는 레몬바탕색에 상큼해 보이는 초록이 어우러져 발랄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서 더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무라이 리코는 본인의 경험을 마치 문장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문체로 편안하면서도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다. 여기에 이지수님의 번역은 이 책에 대한 정성과 공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보여 이 책을 더 빛나게 해준다.
작가는 소원하게 지내던 오빠의 부고 소식에 그 죽음이 남긴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 오빠의 전처와 5일간의 동행을 한다.
작가는 조카의 선생님이 제자를 떠나보내며 눈물을 감추려 하는 행동들을 보며 본인이 눈물이 나려 했다고 할 만큼 타인의 감정에 동화되는 성격이 분명히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어릴 때 성장과정에서 있었던 오빠와의 관계로 인해 혈연임에도 불구하고 부고 소식에 일상의 급한 일들이 먼저 떠오를 만큼 무미건조했다.
그러나 5일간의 시간 동안 주인공은 오빠의 흔적을 정리하면서 살아있었던 오빠의 모습들과 마주하고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죽음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표현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감정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슬픔조차 느끼지 못했던 오빠의 죽음을 내면으로 받아들이면서 유골함을 집에 두고 이상한 평온함을 느꼈다는 작가의 마음이 먹먹하게 만들었다.
용서하지 못했으나 죽은 이의 생애를 행복했었다 만들어 주기 위해 용서하고 긍정해 주기로 했다는 그 마음에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잃고 나서 비로소 깨닫는 것을 잃기 전에 알았으면 한다.”라고 말한 작가.
이 책 덕분에 너무 익숙한 존재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는 이해하기 위해 알기 위한 노력도 평생에 걸쳐 필요하단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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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력이 있었기에 그 분들의 얼굴은 알 수 없지만 이름만큼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 떄문.
수고하셨습니다.
#오빠가죽었다 #무라이리코 #이지수옮김 #일러스트방현일 #고독사 #도서출판오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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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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