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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w06
- 작성일
- 2022.3.23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글쓴이
- 윤성철 저
21세기북스
작년 이맘 때쯤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그 자리에서 1장을 읽고 나중에 꼭 마저 읽어야지라고 생각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어릴 때 꿈이 천문학자였는데 제일 좋아하던 채널의 영상이 NGC 지구과학 관련 프로그램이었고, 집에 있던 저렴한 망원경(여러 번 오빠랑 갖고 놀기도 했다)과 여러 우주관련 학습 서적으로 형성되었던, 수학과는 쥐뿔도 관련 없이 정한 꿈이었다. 물론 난 지극한 문과 태생이라서 수학에 대한 도무지 생기지 않는 열정으로 포기했지만. 그때는 과학과 수학이 그렇게 큰 연관이 있는 줄 몰랐다. 아무튼, 그래도 우주와 별에 대한 신비와 아름다움은 늘 마음 속에 갖고 있어서 이런 책을 보면 재밌겠다, 흥미롭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당연히 모든 공식과 법칙을 단번에 이해하지도 못하고, 유기적으로 분석하지도 못하지만 앎의 폭이 넓어지니까 그저 좋은 것이다.
우선 이 책이 너무 즐거운 책인 이유는 두 가지 정도가 있다. 첫 번째는 정말 알기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 천문학이라는 게 여느 학문과 마찬가지로, 그것보단 그 이상으로도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점점 더 난해하고,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선 이게 뭔 뜬구름 잡는 소리야?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데 딱 묘하게 그 부분 앞까지를 재밌게 설명해주신다. 저자가 흥미를 잃지 않을 적정선을 알고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이다. 게다가 재밌는 표현까지 쓰며 이해를 도우니 과학 시간에 보았던 저명하지만 지루한 학자들의 이름이 반갑게 느껴질 정도이다. 단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예시로, 1부 첫 장에서 나오는 말이 방탄소년단의 <DNA> 가사를 보면... 과 같은 내용을 들 수 있다. star와 planet의 차이는 잘 몰라도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지 않을까. 이처럼 쉽게 수용되는 표현을 보면 정말 많은 고심으로 고른 표현인 것 같아서 대단하다고 느낀다.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단번에 유발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저자가 우주라는 존재를 사랑하는 게 글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몇 안 되는 국내 천문학 관련 학부 중에서도 정말 대단한 곳의 교수 직을 담당하신 분이시다. 내가 책만을 보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얄팍한 수준인지에 대해선 느끼고 있지만, 그럼에도 꼭 말하고 싶은 부분이다. 특히 각 부의 도입부에 쓰인 Q&A를 봤을 때 현재 인간의 기술과 지식으로 알 수 없는 정도의 광활한 우주가 어떻게 태동하고 뻗어나갈지 또는 수축할지, 그리고 외계 생명체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답하신 것을 보면 정말 잘 느껴진다. 막 그 대상에 관해 설레기 때문에 자랑하고 뽐내고 싶어하는 그런 마음이. 우주와 별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그리고 보면서 나도 아, 정말 우주란 건 새삼 설레는 개념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우주를 배울수록 미약한 개인에 대한 우울감이 드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뭔가 나는 그보다 앞으로 밝혀질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죽기 전까지 모르고 살 확률이 더 높은 게 슬퍼진다. 사실 지금도 앎의 한계는 존재하고, 그보다 상위에서 벌어지는 학자들 간의 이야기도 전혀 모르고 살고 있는데. 똑똑하지 못한 건 이럴 때 참 안타까운 것 같다. 알고 싶어도 이해하지 못하니까 괜한 푸념이 든다. 유독 다른 많은 분야 중에서 천문학이 그런 존재로 다가온다.
아무튼 오랜만에 재밌는 비소설 책을 읽어서 신이 난 게 글로도 느껴지는 것 같은데 주변 사람에게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책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단순히 우주 개념 상식, 지구에서 보는 우주의 역사 요약 정리, 이런 느낌이 아니라 제목을 따라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라는 게 후반부에 갈수록 더욱 와닿는다. 책의 내용 중 일부를 빗대어 보자면, 때로는 우연의 결과로 과학적 법칙이 등장하는 것처럼 아직 세상은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한 것 같다. 영원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아름답고 광대한 우주, 그리고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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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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