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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얀
  1. 라이트노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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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이트노벨 네 권을 받아서 연달아 읽었는데 전부 다 재밌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가장 재밌었던 건 『푸리룽 ─특수상대성행복론서설』이네요.



『푸리룽』은 『장미의 마리아』의 주몬지 아오가 이치진샤문고에서 작년 8월에 냈던 신작입니다. 제목과 표지, 소개문만 보고 그냥 하렘 러브코미디인줄 알고 신경도 안 쓴 작품이었습니다만, 일본의 라이트노벨사이트컵에서 의외의 평가를 받고 있는 걸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읽어보니... 정말로 아까운 작품을 하나 놓칠 뻔 했군요. 2월에 읽은 작품 중에서는 가장 재밌었습니다.

라이트노벨로 비유하자면 『ROOM NO.1301』하고 『토라도라』하고 『“문학소녀”』를 섞은 뒤 어둡고 찜찜한 부분만 엑기스로 뽑아낸 듯한 작품입니다. 에로게라면 『천사가 없는 12월』계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성애(性愛) 요소가 있는 청춘소설입니다(야하지는 않습니다. 야하지는...).


밤, 모모카와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우즈미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즈미는 제발 제대로 된 남녀교제를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소용없다.
모모카와의 얘기는, 아직도 가끔 나 가슴 속 어딘가에 있을 거라 생각되는 상처를 쑤신다. 모모카와는 음탕한 말이나 소리를 들려줘서 그걸로 나를 상처 입히면서 욕정 시키려고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그저 슬플 뿐인 것이다. 결국 나는 무감정과 슬픔 사이를 왔다갔다 할 뿐인 인형이 되어버렸다.
나는 어느날, 결국 울면서 모모카와에게 부탁했다.
그만해줘, 라고.
이제 그만해줘. 부탁이니까, 그만해줘. 이런 짓은 하지 말아줘. 이런 짓을 해서 뭐가 되는 건데. 아무 것도 안 돼. 의미가 없어. 그러니까, 그만해줘. 나는 슬퍼서 슬퍼서 견딜 수가 없어. 그만해줘.
모모카와는 높은 목소리로 웃었다.
한동안, 전화 너머에서 웃었다.
겨우 웃음을 그쳤다고 생각했을 때, 모모카와는 가학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절대로, 그만 안 둬』
전화가 끊겼다.
나는 한없이 슬펐다.

읽으면서 정말로 속이 안 좋아졌다...라고 할까, 토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까지 등장인물들의 정서불안 레벨이 높은 소설은 오랜만인 듯.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무척 불쾌할 내용입니다(솔직히 일러스트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듯).
그러면서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있고, 엔딩은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꽤 찜찜한 결말을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외였네요.

중고생한테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고, 동시에 건전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건전한 정신을 갖고 살아가는 성인에게는 별로 필요 없는 내용이니(편협한 의견일지도) 취향을 많이 타는 소설입니다. 키즈키 아키라의 만화 같은 걸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
같은 노선의 작품이 두 권 더 나와있는데 그쪽도 읽어봐야겠군요.
(수위 때문에 국내에는 나오기 어려운 작품 같습니다만 혹시 정발을 검토하고 있는 출판사가 계시면 한번 연락 부탁드립니다. 제가 번역을 하고 싶...)


『하즈키 리온의 제국』은 이미 따로 얘기를 했고, 함께 읽은 나머지 책은 다음의 두 권. 이번달은 의외로 가가가문고가 좋았네요. 전격문고와 패미통문고의 신인상 수상작들은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는듯.


『분위기탓에 침공!! 사신 오오누마 3』
개그 라이트노벨의 신성(新星) 사신 오오누마 시리즈 3권입니다. 이번에는 동네를 벗어나 도쿄 속의 시골 T오산으로 침공.
매너리즘 없이 계속해서 훌륭한 개그를 보내주네요. 오오누마가 나나와 함께 선생님이랑 진로상담을 하는 첫장면부터 정말로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습니다.
가장 많이 웃은 건 사신매뉴얼의 ‘부하를 엄마라고 불러버렸다면?’ 항목하고 꿈해몽이었는듯.



『라 노베츠마쿠나시 2 문학 군과 腐쌍둥이별』
순문학 출신의 라이트노벨 작가와 그 팬인 부녀자 소녀 커플의 연애소설 2권. 이번에는 일러스트레이터 담당인 호시미네 우미&리쿠 남매가 등장합니다. ...금발 쌍둥이에 성이 호시미네... 뭔가 보컬로이드를 연상시키는데...
쌍둥이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고, 1권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라이트노벨을 소재로 삼은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억지로 모에 러브코미디로 만드는 것보다는 이런 느낌이 훨씬 낫네요. 무엇보다 주인공의 성격에 호감이 갑니다.
...문제는 별로 안 팔리고 있는 것 같은데 후속편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가가가문고는 워낙 전반적으로 안 팔려서 조기종결될 작품일지 아닐지 알 수가 없네요.

 


 

출처는 크로이츠님의 블로그

tale.egloos.com/520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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