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역사☆

그녀석과나
- 작성일
- 2021.5.23
마지막 고래잡이
- 글쓴이
- 더그 복 클락 저
소소의책
"마지막"이라는 표현이 제목에 보란듯이 붙어있으니 왠지 읽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게다가 고래잡이. 사실 고래잡이에 대해서 아는 바는 제로에 가깝고 그나마 들어본 적이 있는 건 일본의 고래잡이가 너무 잔인해서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는다..이정도?
이것도 너무나 얕게 알고 있는거라..알고 있다고 말하기가 뭐한..;;
제목과 표지에서 호기심을 갖게 되서 선택한 책이었다. 아직까지도 고래잡이를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것도 놀라고,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인도네시아 램바타 섬에 살고 있는 라말레라 부족 사람들이다. 부족이라고하니까 굉장히 원시적인 느낌이 훅 풍기는데..결론적으로 맞...다? ㅎㅎ
21세기란 단어조차 구식으로 느껴지는 요즘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원주민의 모습을 글로써, 사진으로써 보게되는 건 굉장히 흥미롭기도 했고 좀 안타깝기도 했고..그래서 약간은 묘했다.
"부족의 어린아이들은 두 개의 세상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으므로, 라말레라의 미래는 어린아이들이 조상님들의 방식을 따를지 버릴지에 달려 있었다. " - P.67-
어린아이들이 곧 이 부족의 미래고, 아이들의 선택에 따라 부족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말에 정말 공감이 크게 됐고..뭔가 찡하기도 했다.
"세계화가 일부 인구 집단에 건강, 교육, 부를 향상시켜주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런 생각 없이 현대 세계에 덜컥 발을 들여놓을 경우 원주민은 종종 '생태계 친화적 생활'을 '생태계 파괴적 생활'로, '부족 고유의 신화'를 '인간미 없는 할리우드, 볼리우드, 놀리우드의 전설'로 바꾸게 된다. 이러한 세계화의 폐해는 (소수민족을 국가에 동화시키는) 국민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민화는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가진 부족의 정체성을 서로에게 무관심한 국민적 정체성으로 바꾸는데, 이 과정에서 부족은 국민이라는 더욱 큰 범주에 종속됨으로써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 -P.93-
원주민의 삶을 가까이에서 본 적도 없고, 겪어본 적은 더더욱 없으며,,이 사람들의 모습을 접해본건 몇 번의 다큐멘터리 시청과 이 책이 전부다. 그래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만..
본인들 특유의 전통을 잘 지키며 살아가던 소수의 원주민들이 힘의 논리든, 경제의 논리든..강자의 압박이나 강요 혹은 본인들의 선택에 의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흡수되고, 그들만의 전통성이 사라진다는건 슬프기도 하지만 무서운 일이기도 한 것 같다.
"한 학자의 추정에 따르면 '2100년이 되면 현존하는 언어 중 무려 90퍼센트가 사라지고 겨우 700개의 언어만 살아남을 것이며, 전 세계 인구는 주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 P.135-
지금처럼 저출산고령화가 점점 심각해지면 한국어가 없어질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에 책 속의 문구가 글자가 아니라 곧 닥칠 현실 같았다.
책은 400페이지가 넘어가지만 읽으면서 지루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책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가 실존하는 부족의 이야기이고, 실존하는 인물들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이다 보니까. 한가지 아쉬운건 오랜기간 이분들 곁에서 이 책을 쓰기 위해 혹은 연구를 하기 위해 있었을 텐데..단지 글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하게 이분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좀 넣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칼라로 몇 페이지가 있는데 이 사진들이 좋아서 몇번을 봤다는;; 욘의 정면이 크게 나온 사진을 보고는 진심 오!! 욘이다!! 하고 반가워했다는;;; 이후 자기가 잡은 고래의 고기 한 조각을 들고 있는 욘에서의 모습은 좀 더 살이 빠지고 피곤해 보여서 안타깝기도 했공; ㅎㅎ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으로 책을 읽기 시작해서 마무리까지 변함없이,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이 재밌게 읽었다. 중간중간 가족부양에 대해서 너무 큰 짐을 지고 있는 거 같은 욘의 모습이 참 안타깝기도 했고..그래도 이게 이분들의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그걸 탓할 순 없다 생각도 들었고..
호기심에 읽은 책이었는데 읽기 전에 가졌던 호기심도 물론 채워졌고, 약간의 생각과, 여운이 좀 남는 책이었다.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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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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