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라?

 

 가는 것과 가지 않는 것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는 "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라"하고 말해야 한다. '-던지'에는 선택의 의미가 들어 있지 않다.

 '-던지'는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연결어미다. '어찌나 예쁘던지 눈을 떼지 못했다', '눈이 얼마나 많이 오던지 집에서 꼼짝도 못 했다'와 같이 쓰인다.

 '-든지'는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보통 '-든지 - 든지'의 구성으로 쓰인다. 그 밖에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일어나도 뒤 절의 내용이 성립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로도 쓰인다. '떠나든지 여기에 남든지 네가 선택해라', '싫든지 좋든지 간에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와 같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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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구면이든가?

 

 '우리가 구면이든가?'는 '우리가 구면이던가?'로 써야 맞다. '-든가'는 어느 것이 선택되어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할 때 쓰는 말로, '-든지'나 '-든'과 같은 말이다. 예를 들어 '가든가 말든가 네 맘대로 해라', '공부를 잘한다든가 운동을 잘한다든가 무엇이든 하나는 잘해야 한다'와 같이 쓴다.

 한편 '-던가'는 '철수가 많이 아팠던가?'처럼 과거의 사실에 대한 물음을 나타내거나 혹은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처럼 과거의 사실에 대하여 자기 스스로에게 뭄든 물음이나 추측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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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든'이 들어가는 말은 선택, '던'이 들어가는 말은 과거와 관련된다고 정리하면 혼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쓰면서도 헷갈리는 우리말 오류사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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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지난 번 블로그에 썼던가? 기억 안나면 다시 쓰든지 말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