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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루에서 끄적끄적(어학연수,선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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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집 구하는 건 서울에서 구하는 것만큼 어렵다



아니, 훨씬 더 어렵다



개인적으로 언어소통이 힘든 건 물론이고



정보, 연락, 교통 등등 



모든 시스템이 열악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언어실력이 부족하고 이제 도착한지 두 달 밖에 안된



초보외국인이 리마 지리를 알면 얼마나 알겠나... 



다행히 리마의 주소지는 동네이름, 길이름과 번지수만 알면 골목마다



붙어있는 이정표를 보고 찾아갈 수 있다. 그 동네의 중심지까지는 버스를 타고



거기서부터는 걷거나 택시기본요금을 주면 된다. 



기본요금도 깎아도 되는 걸 알기 때문에 자꾸 깎고 또 깎으니까



기사들이 머라고 중얼거리다가 '치나!(중국것들은...)'하고 욕하지만 



집을 한번쯤 구해본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건 



일단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것



그건 서울이나 호주 멜버른이나 페루 리마나 전 세계 어디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는 일주일동안 1,3,5번으로 알아보고 3번의 방법으로 집을 찾았다.



모든 방법의 공통점은 주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약속을 잡고 정확한 주소를



물어보고 찾아가서 눈으로 집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페루사람들은 연락이 안 되거나 늦어지거나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기 때문에



모든 단계가 느리게 진행되는 건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한 달 정도 여유를 두고



알아보는 게 좋다. 나는 사정상 급히 구하느라 몸살날 뻔했다. 



 



1. 주변 사람들을 통해 



만나는 사람마다 주변에 빈 방이 있는지 물어본다. 



 



장점 : 가장 쉬운 방법. 



단점 : 자기 일처럼 열심히 알아봐주는 사람은 없다. 



         있더라도 믿을만한지 확신할 수 없다



 



2. 일요일자 Commercial 신문의 Urbania면을 통해 



페루사람들은 인터넷이 집에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신문을 더 많이 찾아본다고 한다



 



장점 : 매물이 많다.



단점 : 일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며 괜찮은 집은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3. 인터넷사이트 Urbania.clasificados.pe 사이트를 통해



외국인에게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조건을 그대로 복사해서 구글번역기에 돌리면 대충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장점 : 지역별, 금액별, 종류별 구분해서 검색할 수 있고 



사진도 나와있기 때문에 집상태를 살짝 추측할 수 있다 



단점 : 매물이 많지 않고 사이트 업데이트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연락이 안 되는 곳도 있고 괜찮은 집은 이미 임대가 된 집들도 많다  



 



4. 부동산을 통해 



장점 :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점 : 한국은 동네마다 부동산이 많지만 페루는 그렇지 않다



         가끔 보이더라도 월세 임대 같은 건 찾기 어렵고 거의 다 



         매매하는 비싼 주택과 아파트 밖에 없다 



 



5. 발로 뛰기



아파트 벽, 창문이나 전봇대, 마트 게시판에 "alquilo"라고 쓰인 광고물을



보고 직접 찾아가는 것. 



 



장점 : 가까운 거리 안에서 여러 곳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 



단점 : 아주 빈약한 정보만 내놓기 때문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직접 찾아가봐야



         하며 금액대비 허름한 집이 많다 



 



페루는 전세계에서 휴대폰 요금이 제일 비싸다고 한다.



지난 두 달 동안 쓴 요금보다 며칠 사이 훨씬 많은 금액을 써야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케이티, 에스케이텔레콤처럼



페루에는 통신사 양대산맥이라는 모비스타와 클라로가 있다.



모비스타에서 클라로나 클라로에서 모비스타로 전화를 거는 건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연락처에 모비스타, 클라로 2개를 써놓은 곳이 있으면 자기 폰과 같은 통신사 번호로 거는 게 낫다. 



 



너무 비싼 집은 못 가고, 그렇다고 외국인 여자의 신분으로 소름끼치는 허름한 집에도 



들어갈 순 없었다. 처음 며칠은 동네마다 금액대에 따른 집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저렴한 집을 찾아가보고 깊은 충격과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페루 주택은 설계를 한꺼번에 하지 않고, 1층 짓고 한참 뒤에 2층, 3층 짓는 경우가 많아



집 구조가 꼬불꼬불 미로같고, 이상하다. 



예를 들면 방은 옥탑인데 주방은 2층, 세탁기는 2.5층에 있으며 복도 통로는 50센티미터 정도로



겉은 멀쩡한데 내부구조는 정말 이상야릇하고 무서운 집들도 많았다. 



비싼 동네는 월세도 비싸면서 주방이 없고, 세탁기도 없고 방만 덜렁 있는 집들도 있다. 



페루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밥을 안 먹는 것 같다. 교통체증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음식이 저렴하니까 그냥 사먹는게 나을 수도 있다. 보증금은 보통 1개월이나 2개월치 월세다.



나갈 때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서 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미리 방 상태를 보고



사진도 찍어놓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여러 집을 보다보면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들어가볼 필요도 없이 대문만 보고도 1초 만에 감이 오는 집들도 있다.



한 마디로 힘들었다. 모든 것이 익숙한 한국도 집 구하는 건 어려운데 이곳 페루에서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소통이 어려울 때마다 중간에서 스페인어로 통역해주고, 



같이 매연 맞으면서 걷고 수다떨며 수고해준 S양에게 감사하다. 



낯선 땅에서 그녀가 없었다면 울면서 돌아다녔을지도 모른다.



나보다 어린 그녀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자기도 처음 왔을 때



도움받았던 거 생각하면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진심이었다. 

밤에는 혼자가도 괜찮다고했는데 늦은 시간 만원버스에 말없이 



뒤따라 타는 그녀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고마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헤어질 때 페루식으로 따뜻한 포옹을 나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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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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