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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사일런스 (2016)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제작 / 장르
이탈리아, 멕시코, 미국
개봉일
2017년 2월 28일
평균
별점6.7 (0)
비키언니

(스포일러 포함)


유명한 소설 '침묵'을 영화화했다고
해서 궁금했지만 상영관이 많지 않아 미루다가 본 영화다. 영화팬들에게는 영화 자체의 내용보다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각본을 써왔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헐리우드 히어로물, 엠마 스톤의 남친으로 알려진 앤드류 가필드, 워낙 유명한 리암 니슨이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다.


대사 하나하나, 카메라 앵글, 연출과
구성 모두를 정말 고심하며 세심하게 신경쓴 감독의 고민이 잘 드러났고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의 열연도 빛났다. 선교사역을 맡은 두
배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지고 몸도 점점 야위어가는 모습을 적나라게 보여주었다. 특히, 기치지로역 맡은 일본배우는 눈빛이 낯익었던
배우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한창 일본드라마, 영화가 유행이던 시절 영화 'GO'등 수많은 청춘물에 출연했던 꽃미남스타였다. 깡마른 몸에 얼굴을
시커멓게 칠하고 나오니 같은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였고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에 맞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지금은 연기파배우로 거듭난 것
같다. 다른 일본배우들도 일본에서 꽤 유명한 배우라고 하고, '박정우'라는 배우도 출연했다고는 하는데 어떤 장면인지 기억은 안 난다.



믿음에 대한 질문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서 봤다.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토대로 했고 정말 그런 일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앤드류가필드가 맡은
로드리게스신부는 육체적 고통도 심했지만 일본에 머물었던 2년 간 수많은 내적갈등으로 정신적 고통이 훨씬 심했을 것이다. ​그는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은 순간에도 있는 힘껏 믿음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몸부림친다. 중간중간 그가 마음 속으로 기도하는 내레이션과 성경구절이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일본의 잔인한 핍박 끝에 로드리게스와
함께 했던 가루프신부는 순교로 생을 마치고 로드리게스와 그가 애타게 찾던 페레이라신부는 배교하여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살아간다. 결말만 보면
누구의 믿음이 진실했는지 판단하기는 너무 쉽다. 하지만 이 영화 전체를 보고나면 그들에게도 어려운 선택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천주교는 내가 믿는 기독교, 즉
개신교와 교리적으로 많이 다르고, 영화의 배경은 시대적으로 천주교의 핍박이 심했던 일본이지만, 많은 선교사들을 배출하고 있는 지금의 한국
기독교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지금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전히 타종교인을 배척하는 나라에서 힘겹게 선교하는 분들이 많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이지만 나도 남미에 선교사님을 도와드리며 여기서는 절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을 일들을 겪는 것도 지켜봤기 때문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을
던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악랄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핍박했던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과연 끝까지 내 신앙을 지킬 수 있다고 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신앙을 지키라고 한다면 그걸 지킬 사람이 얼마나 될지, 그 순간의 판단이 나의 뜻인지, 하나님의 뜻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면 결코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인간의 나약함, 용서에 대한 질문


두 선교사를 일본에 오기까지
도와주었던 기치지로는 딱 성경 속의 유다를 생각나게 한다. 예수를 부인하고 팔아넘긴 유다처럼 그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자신의 신앙을
부인하고 회개하고를 반복한다. 천주교 특성상 그는 신부에게 와서 고해성사를 하고 용서를 받고자하는데 처음에는 그 모습이 참 간사하게 보인다.
같은 일이 반복되자, 그의 고백을 받아주는 신부도 인간적으로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그때마다 그는 예수님이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상상하며 그를
받아준다. 완전히 배교할만한데도 신기하게 기치지로는 신부에게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우리가 배운 회개는 단순히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죄를 다시 짓지 않겠다는 단오한 결단과 다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겉보기에기치지로는 말로만
회개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의 입장과 상황에 놓여지지 않으면 누구도 그를 함부로 주관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로드리게스신부 역시 결국 같은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일제강점기 일제의 압박
속에서 주기철목사님은 혹독한 고문을 견디다 감옥에서 순교하셨지만 다른 수많은 목회자들은 신사참배에 굴복했고 수십년이 지난 후 공개적인 사과와
회개를 했다.



영화에서는 죽음을 맞닥뜨린 상황을
여러 번 보여준다.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키기 위해 용기를 요구할 때도 있고, 믿는 자의 죽음은 곧 천국행이니 평안한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신부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반응은 두려움이다. 특히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죽고, 그 죽음을 목격하는 것, 그들이 천국에
간다고 해도 참혹한 고통을 지켜보는 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일지도 모른다. 새삼스럽지만 일본의 잔인함과 악랄함은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조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모두 동원해서 다른 인간을 짓밟아버린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의 모습이었다.



일본인으로 살다가 생을
마친 로드리게스신부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우리같은 평범한
신자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듯했다. 아마 보는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내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
영화적으로 이처럼 훌륭한 연출과 구성이 오랜만이라 3시간이 가치있었단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통신사멤버십서비스로 무료로 봤다.
조만간 일본작가가 쓴 소설
'침묵'도 꼭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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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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