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사회|경제

여름비
- 작성일
- 2019.6.12
평등은 개뿔
- 글쓴이
- 신혜원 저
사계절

#. 1
결혼은 여성에게 불공평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내가 보아온 결혼한 여성들의 삶을 보면서 분개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단 나의 엄마도 그렇고, 내 주변의 결혼한 친구들을 보아도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여성이 철저한 을이 되는 삶의 시작이다. 그래서 결혼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하는가 보다. 아마 이런 의견에 남성들도 할 말이 많을 거다. 자신들도 결혼을 해서 손해라고. 친구도 못 만나고, 술도 못 마시고, 취미 생활도 포기해야 하고 등등.. 그런데 그건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나 불공평한가?

#. 2
대부분의 여성들은 어떤 일이든 같이 해결할 사람을 찾지만, 남성들은 가사의 모든 부분을 책임져 줄 여성을 찾는 것 같다. 자신이 집에 신경을 안 쓰더라도 가사와 육아를 혼자서 척척해내고, 부모님에 대한 효도도 나 대신해줄 그런 여성을 말이다. 그래서 가사와 육아를 하는 것을 내 일이 아니라 '도와'준다는 표현을 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청소나 빨래, 설거지 등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왜 그걸 여성의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육아는 당연히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인데, 여성만이 온전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 3
이 책 [평등은 개뿔]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분노로 시작했다가, 약간은 희망을 가지며 책을 덮었다. 앞부분은 정말 내가 보고, 겪은 불합리한 것들로 가득 그려져있었다. 그걸 직접 경험한 분이 그리셨으니, 오죽 리얼하겠나. 게다가 페미니스트인 줄 알았던 남편이 너무나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임을 깨달았을 때의 실망감은, 그간 나의 경험들과 오버랩 되면서 같이 울적해졌다. 그렇지만 30년 동안 남편을 고쳐(!)서 남편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약간은 희망이 보이면서도, 그걸 30년이나 해오신 신혜원 작가님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 4
[평등은 개뿔]을 읽으면서 부부가 평등하게 살기 위해선 두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주변의 사람들이 바쳐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것 같다. 여성의 역할, 남성의 역할로 구분하고선 그 구분에 맞춰 살지 않으면 모두들 입을 대는 그런 환경이 지속되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일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에선 남편인 이은홍 작가님이 변화하면서, 부조리한 사회에서 여성으로 사는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느끼는 게 보인다. 그래서 여성의 편에서 행동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희망을 가졌달까.
여담으로 결혼한 친구의 말로는 그나마 남편은 그럭저럭 고쳐서 쓰겠지만 자신의 부모와 남편의 부모의 간섭이 정말 큰 스트레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 될 사람이 정말 확고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결혼생활은 너무나 힘든 생활이라고 약간은 한탄을 했다. 그래서 이 책 [평등은 개뿔]을 남편과 함께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러면 약간은 희망이 보이지 않겠냐고 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이 책 안 읽은 남자가 없기를 소박하게 바라본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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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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