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단순한 영화 리뷰집이 아닙니다. 이은선 저널리스트의 글은 영화 산업과 형식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에 차분히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영화 속 장면들이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저자가 영화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또한 팬데믹 시기에도 근사한 기개를 보여준 작품들과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긴 호흡으로 가치를 만들어낸 56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좋은 영화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함과 동시에,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극진한 기록을 남깁니다. 책을 읽다 보면 '맞아, 그 장면 정말 좋았지'라고 공감하게 되고, 미처 알아채지 못한 장면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순간도 있습니다.

책은 '회복의 밤', '사유의 밤', '공상의 밤'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주제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영화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회복의 밤'은 [애프터썬]으로 시작해 [로봇 드림]까지, 한 시절을 함께 보낸 이와의 기억과 해소되지 못한 마음의 회복을 다룬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사유의 밤'은 [헤어질 결심], [추락의 해부],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깊은 사유로 이끄는 영화들을, '공상의 밤'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듄], [가여운 것들] 등 스크린의 한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넘어서는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이은선 기자의 리뷰는 영화의 깊은 의미와 감동을 다시금 재발견하게 합니다. 이미 본 영화든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든, 그의 글을 통해 영화의 장면들을 다시 보러 가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특히, [드라이브 마이 카]의 '고통에 직면하는 험하고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현은 영화가 전하는 깊은 감동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의 진심 어린 애정과 성실함입니다. 이은선 저자는 자신보다 작품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하며, 무엇보다 많이 보고 많이 쓰는 성실함을 보여줍니다. 그의 글은 영화의 이야기와 의미를 정확하고 단정하게 전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깊은 밤의 영화관"은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성실함이 담긴 책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영화를 다시 보거나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를 통해 사유하고, 감동하며,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에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책에서 영화로, 영화에서 다시 책으로 이어지는 풍성한 감상의 경험을 선사하는 이 책은 영화 팬들에게 강력히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