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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1. 책 읽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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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강산무진
글쓴이
김훈 저
문학동네
평균
별점8.9 (44)
낙화

강산무진/김훈/문학동네




같은 제목의 책이 한권 더 있다.


정확히 말하면 같은 그림을 소재로 해서 씌어진 책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오주석 선생이 쓴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이다.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


조선 후기의 화가 이인문(1745~1821)의 산수화로서 비단 바탕에 수묵 담채한 세로 44.1㎝, 가로 856㎝의 두루마리 그림으로는 가장 긴 그림으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오주석의 책은 이인문의 가계와 생애 그리고 이 작품의 분석과 구성, 기법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 그림의 주제와 환경에 이르기까지를 망라한 연구서에 가까운 책이다




한편 이 책은,




아내의 광기로 치닫는 신앙 때문에 이혼하고 아들과 딸은 결혼을 해서 분가시킨


의류 수출회사의 상무 김창수,


평생 혹사시킨 몸을 조금 휴식시켜야 할 시점에


정년을 이년 남겨 놓고


간암 판정을 받았다.




주변의 정리하라는 의사의 말에


그는 담담하다.


일곱 대 남은 담배 중의 한 개비를 필터까지 타들어가도록 피우는 것으로 ‘정리’를 시작한다.




제일 걱정한 어머님의 산소를 파묘해서 산골하고


퇴직금과 주식 처분한 돈으로 전처에게 나머지 위자료를 보낸다.




박물관에 특별 전시되고 있는 강산무진도를 보면서


강산들이 포개지고 잇닿으면서 출렁거리기진해서 소멸해가는 산맥들이 하늘 속으로 빨려드는 잔영 너머에서 바다는 시작되고 있


그림 속의 알 수 없는 거기가, 내가 혼자서 가야 할 가없는 세상과 시간의 풍경임을 느낀다.




그 풍경은 이 세상의 강산이 아니라 태어나지 않은 꿈속의 강산을 그린 것이므로 그가 가야 할 시간은 이 세상이 아니다.


치료를 위해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가는 것 역시 이 세상의 시간이 아님은 마찬가지다.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했다.


아득하고 가없는 산과 강들이 눈 아래로 흘러갔다. 비행기가 동해에 가까워지자 산과 강이 끝나는 저쪽에서 안개처럼 뿌연 바다가 보였다.


<강산무진도>는 살아 있는 눈 아래 펼쳐져 있었고 그는 그렇게 강산무진도 속의 꿈같은  풍경과 영원한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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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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