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깽Ol
- 작성일
- 2016.4.22
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 글쓴이
- 빔스 저/김영희 역
위즈덤스타일
정리정돈이나 인테리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인테리어 감각이야 타고난 센스를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정리정돈은 무조건 부지런하면 절반은 성공인 셈이다. 나의 문제점은 정리를 해도 금방 어질러진다는 데 있다. 물론 이것은 내 방에 한해서이다. 내 방 외에 다른 곳에서는 썼던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만 이상하게 방에서만은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라 워낙 편해서 그런 건지, 청소한 직후는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두려고 노력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는 일본 편집매장 빔스 직원 130명의 집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의 인테리어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정리법, 좋아하는 브랜드, 물건, 신조, 애장품 등 라이프 스타일이 간략히 정리돼있다. 사진을 통해 인테리어 센스를 엿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 사람들은 과연 물건 수납, 정리를 어떻게 했을까 하는 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정리에 대한 노하우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것 외에는 특별할 방법은 없다. 맞다. 정리를 잘하는 건 앞서도 말했지만 무조건 부지런하게 청소하면 되는 거니까.
색감만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순전히 인테리어나 정리 비결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는 건 비추다. 정리법이나 인테리어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제시하는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집은 정리나 인테리어는 차치하고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물건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빔스라는 회사가 생활소품, 패션 사업을 기반으로 다방면의 분야로 확장된 편집매장이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사도 비슷했다.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신발, 옷, 수집품으로 그득 찬 집들. 인테리어 보는 재미보다 그들의 수집품 감상하는 재미가 배가됐던 책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다소 이질감도 느껴지던 게 사실이다. 아름다운 집 이전에 특정 마니아를 소개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30명이라는 많은 수의 사람(집)을 소개하니까 다양한 취향을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수집품에 눈길이 자주 갔는데, 운동화부터 시작해서 프린트가 있는 티셔츠, 데님, 그릇, 종이, 붓, 럭비공, 양말, 민예품까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 외에 특정 수집하는 물건은 없는 나라서 더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애착을 갖는 물건은 매일같이 보는 책, 옷, 화장품 등. 항상 필요로 하는 것들 정도라서 말이다. 관상용이 아닌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최소물건.
빔스 직원들의 집, 거실과 주방 인테리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새삼 느낀다. 책에 소개되는 빔스 직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말이다.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서 살아가면 정리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정리 좀 못하면 어떤가, 삶이 즐거운데, 그들이 말하는 삶의 절대적 노하우는 바로 이것이다. 정리된 삶보다 삶의 즐거움을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잡아주는 책이랄까. 정리를 정말 못하면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는 어떤 직원의 답변을 보고 이미 깨달았다. 아, 이 책은 정리 노하우를 기대하고 보면 안 되는구나 하고. 그럼에도 눈길이 갔던 답변은 일정 시간을 정해서 정리해보라는 것 정도다. 먹고 잠자고 일하고 책을 읽는 게 습관으로부터 출발한다는 맥락으로 생각해보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다. 정리에 대한 이렇다 할 노하우를 기대만큼 얻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하는 동안 눈은 참으로 즐거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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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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