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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
- 작성일
- 2017.6.25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Ex
- 글쓴이
- 나가츠키 탓페이 저
영상출판미디어
지난 단편집에 이어 다시 독자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출판 순서입니다. 3장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6권 마지막에서 멋지게 반격을 개시하는 스바루의 모습을 보여주고는 갑자기 외전이 뙇!하고 나왔습니다. 죽겠네요...7권 빨리 보고 싶은데...라고 불만을 늘어놓으며 Ex를 읽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단편집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권이라는 볼륨을 모두 크루쉬, 펠릭스, 푸리에의 유년기부터 왕선후보 발탁 직전까지의 이야기로 채우고 있습니다. 크루쉬가 어떻게 성장하여 지금과 같은 각오를 가지고 왕선에 임하게 되었는지를 다루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3명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을 뽑자면 푸리에 루그니카를 선택하겠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푸리에는 용왕국의 왕자입니다. 4왕자라서 계승권과는 떨어져있고, 루그니카에서 왕족이라는 것은 왕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존재 정도로만 여겨지기에 국민으로부터도 큰 존경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푸리에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밝게 사는 인물입니다.
Ex는 어린 푸리에가 크루쉬를 만나 한 눈에 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본편에서 언급되었던 루그니카 왕족의 비극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둘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하는 애정어린 관계는 더욱 눈부시게 보였습니다. 작중에서 묘사되는 익살맞으면서도 통찰력있는 푸리에는 미워할 수가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가족같이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여차할 때는 존경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귀여움과 멋있음을 모두 겸비하고 있습니다. 어딘가 날이 서있는 듯 경직되어있는 느낌의 크루쉬와 함께 있으면 긴장이 이완되어 무척 밸런스 좋은 콤비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열정적인 크루쉬에 대한 애정공격은 독자에게 웃음을 주지만 곧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슬픔 또한 불러옵니다.
비극이기는 하나 본 작품 에서 처음으로 완결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인 푸리에 루그니카는 짧지만 매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스바루와 에밀리아가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살아있었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남은 주요 인물인 크루쉬와 펠릭스는 이미 본편에서 등장했습니다. 크루쉬는 외전에서도 본편과 동일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기에 딱히 인상깊었던 장면은 없습니다. 굳이 뽑자면 칼라 일러스트로도 그려진 푸리에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장면이군요. 다음으로는 정원에서 펠릭스에게 기사서약과 함께 앞으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그녀가 어려서부터 왕국에 품어온 불만이 푸리에를 잃고 왕선의 자격을 얻음으로써 폭발하는 전개는 자연스럽게 공감이나 이해를 이끌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펠릭스는...'이 자식 뭐지?'란 느낌만 듭니다. 이 놈 스바루를 욕할 자격이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외전에서 이 녀석이 한 것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크루쉬에게 의존하고, 푸리에에게 의존합니다. 둘에게 구해지고, 검하나 휘두르지 못하면서 기사라는 자격을 얻고, 커리어 쌓는다고 근위기사대에까지 빽을 써서 들어갑니다. 중간에 그를 위한 에피소드가 준비되어있지만 그가 활약한 장면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울고 악쓰고 한 것 정도?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그가 무엇을 했는지, 어째서 크루쉬 곁에 있고 소중한 존재로 여겨지는지 이해도 공감도 가지 않았습니다.
회복마법이 전국구급으로 좋다는 능력은 이야기 흘러가는 것 보니 완전 재능인 것 같고, 이후는 완전 운빨로 올라선 인생인데 어렸을 때 10년간 고생한 것 치고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이녀석은 몹쓸놈이다라는 것이 제 마음 속에서 내린 결론입니다. 뭐하나 이쁜 구석이 없습니다. 나중에 스바루의 활약에 데꿀멍하는 장면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7권을 기다리는 중에 갑자기 툭 튀어나온 외전이라 처음에는 분노했지만 푸리에 루그니카 한 명이 이 책을 살렸습니다. 유년기부터 시작하는 그의 러브 스토리는 아름다웠고, 슬펐습니다. 불만이 쏙 들어갈 정도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러스트 역시 본편을 포함해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하고 인상깊게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크루쉬에 대한 이야기는 3장 중에 소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장 전에는 크루쉬가 등장도 하지 않았으니 소개할 수가 없고, 분량이 길뿐 아니라 워낙 많은 세력과 인물들이 등장하다보니 어지간히 중심 인물로 본편에서 활약하지 못한다면 3장 종료 후의 외전 연재는 뜬금없다는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다음은 다시 본편으로 돌아가 반격의 7권입니다. 종이책으로는 이미 출판되었지만 저는 전자책으로 읽고 있기에 언제 출판되나 손꼽아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하루빨리 다음 권을 만날 수 있기를, 그리고 부디 다음 사랑 이야기는 해피 엔딩을 맞이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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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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