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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0.3.6
화전가
- 글쓴이
- 배삼식 저
민음사
코로나19 로 인해 연극 <화전가> 취소 되었음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그러나,아쉬운 마음을 알았(?)던 걸까 신간 소식을 들었다.
제목만 보면 시끌벌쩍 한 봄날의 꽃놀이를 상상해 볼 수 있겠지만,포스터와 작품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손수건을 준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그런데 경북(특히 안동지역) 사투리가 어찌나 생동감 있게 그려지던지..초반 <토지>읽을 때 처럼 사투리의 맛에 이끌려 슬픈데도 슬프게만 읽히지 않는 경험을 했다.연극이 무대에 올려지지 못한 것이 새삼 아쉽다는 생각이...(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도 이해가 되고.. 열심히 연습했을 배우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그렇다.) 무튼 생동감 넘치는 경북사투리의 맛을 온전하게 느낄수 있어 우선 좋았다.극을 관통하는 시대의 아픔에 대해서는 차마 말로 공감할 수 있다고 그 상황을 이해한다고도 말할 수 없겠지만..슬픔을 이겨내는 방식을 마냥 슬프게 그리지 않은 것 같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에서 <화전가>는 슬프지만 웃음도 짓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극에서는 어떻게 연출했을지 모르겠지만...
<화전가> 는 5장으로 구성 되었다.등장인물은 모두 여성이다.환갑을 앞둔 김씨와 세 딸과 두 며느리,그리고 고모와 집안일을 봐주는 할매와 그가 거둬 키운 딸까지...시간은6.25 일어나기 직전인 1950년 4월. 김씨의 환갑을 위해 딸 들이 모였다.간도와 조선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했던 김씨의 남편은 해방이후에도 소식이 없고 아버지를 대신해 감옥에 들어 갔던 큰아들은 후유증으로 세상을 뜨게 되고, 큰 딸의 남편은 북으로...작은 며느리의 아들도 전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옥에..있는 상황에서 어미의 환갑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였다.김씨의 마음이 반가울수 만은 없을게다. 그럼에도 여인들은 환갑을 준비하며 '수다'의 진수를 보여준다. 경북 사투리가 또 하나의 등장인물..아니 멋진 소품처럼 느껴질정도였다. 그러다 불현(?)듯 김씨는 환갑을 화전놀이..로 가자고 제안 하는데 거기에는 봄날 산에 핀 꽃을 볼때마다 아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올라서는 아니였을까"김씨/가가 소핵교 댕길 때다.요런 봄에 둘이 앉아가 있는데'엄마야,지끔 저 산중에 꽃들은 무신 빛깔일로?'이카더이 그래 한참을 지끼 쌓데"/67쪽 그리고 마침 화전놀이 가기로 한 환갑 전날의 밤은 경신일.(밤을 세워야 복을 받을수 있단다.)해서 여인들은 밤새 수다를 이어간다.그렇게 웃픈 축제의 시간을 보내며 한을 토해내기도 하고 서로를 토닥인다.김씨는 훗날 이 또한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걸까? 곧 6.25 가 일어날 거란 사실은 몰랐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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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