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도서 리뷰

잠수부
- 작성일
- 2020.8.25
고수의 몸 이야기
- 글쓴이
- 한근태 저
미래의창

요란한 사진이나 그래픽, 제목 크기 키워 채우기, 튀고 싶어하는 글자체 없이
그저 한지에 은은하게 번진 수채 물감처럼 표현된 밋밋한 바탕 위에 심플한 제목 글자.
청박 인쇄가 들어가 미세하게 반짝이기는 한다.

고수의
몸
이야기
저자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이 책을 딱 접했을 때 이상하게 거부감이 들었다.
이 책의 구성은
[건강은 곧 자유다]라는 프롤로그에 이어
[몸을 경배하라]는 part 1,
[운동은 최고의 습관이다]는 part 2,
그리고 [지금 시작하라]는 part 3로
총 175 쪽의 단촐한 분량에 총 39개의 짧은 에세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값이면 페이지수 빵빵하고, 두껍고 묵직하고, 읽을 분량이 많은,
그동안 일상 생활조차 제한하던 허리 통증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자신의 몸을 의식하지 않는 경지에 올라서야 저자가 말하는
책의 핵심은 명확하다.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만약 50살에 운동을 시작한다면 몇 년이 지나도 당신 몸은 50살에 머물 수 있다.
나이 핑계 대지 말고 당장 일어나 운동을 시작하라.
- page 175
솔직히,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해서
청박 인쇄가 들어가 미세하게 반짝이기는 한다.

고수의
몸
이야기
저자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이 책을 딱 접했을 때 이상하게 거부감이 들었다.
‘고수’라는 단어 때문일 것이다.
고수. 타칭인가 자칭인가? 대체 누가 고수라는 거지? 저자 자신?
약력을 훑어보니 이 책 말고도 ‘고수와의 대화, 고수의 일침, 고수의 질문법, 고수의 학습법’ 등 소위 ‘고수’ 시리즈 책들을 꽤 펴내고 있다.
게다가 [몸이 먼저다] 라는 비슷한 책을 2014년에 이미 펴낸 바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밀고 있는 ‘고수’라는 아이덴티티에
고수. 타칭인가 자칭인가? 대체 누가 고수라는 거지? 저자 자신?
약력을 훑어보니 이 책 말고도 ‘고수와의 대화, 고수의 일침, 고수의 질문법, 고수의 학습법’ 등 소위 ‘고수’ 시리즈 책들을 꽤 펴내고 있다.
게다가 [몸이 먼저다] 라는 비슷한 책을 2014년에 이미 펴낸 바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밀고 있는 ‘고수’라는 아이덴티티에
6년전 냈던 책 내용을 적당히 비벼서 재탕한 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짙게 들었다.
게다가 내가 가장 싫어하고 경계하는 장르가 자기계발서, 처세술, 성공학 이 분야가 아닌가?
나이가 더 많다고, 좋은 학교를 나왔다고, 컨설팅 경력이 많다고 해서
게다가 내가 가장 싫어하고 경계하는 장르가 자기계발서, 처세술, 성공학 이 분야가 아닌가?
나이가 더 많다고, 좋은 학교를 나왔다고, 컨설팅 경력이 많다고 해서
자신의 분야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몸’에 대해 감히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 걸까?
나의 의심병과 회의론, 삐딱선 레이더가 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의 의심병과 회의론, 삐딱선 레이더가 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작가소개 한스컨설팅 대표.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9세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IBS 컨설팅 그룹에 입사하며 경영 컨설턴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영 현장에서 2년간 실무를 익힌 후 다시 유학길에 올랐고,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유수 기업에 컨설팅 자문을 해주고 있으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명쾌한 강의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컨설팅과 강의, 글쓰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영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3,000번의 기업 강의와 CEO 700명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은 바를 명쾌하게 풀어낸 베스트셀러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를 비롯하여 《중년예찬》, 《리더가 희망이다》, 《몸이 먼저다》, 《고수의 일침》, 《고수의 질문법》,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등 다수가 있다 |
자신이 보통 사람이 아닌, 무려 회사 ‘임원’들을 코칭하는 사람이며,
걷기를 좋아하지만 특히 ‘골프장’의 잔디 위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히는 등
곳곳에 묻어나는 기성세대의 느낌, 몸에 밴 과시의 습관이랄까 이런 게 느껴지니,
‘이 책은 결국 나랑 안맞을 거야.’ 하는 비관적인 예측이 몰려들었다.


이 책의 구성은
[건강은 곧 자유다]라는 프롤로그에 이어
[몸을 경배하라]는 part 1,
[운동은 최고의 습관이다]는 part 2,
그리고 [지금 시작하라]는 part 3로
총 175 쪽의 단촐한 분량에 총 39개의 짧은 에세이들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값이면 페이지수 빵빵하고, 두껍고 묵직하고, 읽을 분량이 많은,
가성비(?) 책들을 선호하는 내게 200 페이지조차 되지 않는 이 책은
너무 가볍고 날림으로 보였다.
사실, 석 달 전만 하더라도 이런 책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 때까지는 책 소개 그래픽에 나온 [몸이 보내는 신호] 대부분의 질문 항목에
사실, 석 달 전만 하더라도 이런 책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 때까지는 책 소개 그래픽에 나온 [몸이 보내는 신호] 대부분의 질문 항목에
O 표를 치면서 대답해야할만큼 운동과는 담을 쌓고,
둔해진 몸을 이끌고 힘겹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상 이 체크리스트는 책 속에 나오지는 않는다. 책 홍보용으로 제작된 그래픽인듯 하다.)
2월 말부터 코로나19 여파로 평소 다니던 운동 강습이 폐쇄되어
2월 말부터 코로나19 여파로 평소 다니던 운동 강습이 폐쇄되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최소한의 운동도 못하게 되었고,
디스크가 왔는지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운동은 커녕
일상 생활에서의 간단한 움직임조차 제한하면서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서는 동작조차 ‘끙’하는 외마디 신음과 옆짚음이 없으면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서는 동작조차 ‘끙’하는 외마디 신음과 옆짚음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못하는 상태였다.
그렇게 무기력한 석달을 지나보내고, 5월 28일부터 조심스럽게 운동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여기저기 삐걱거리며 말을 안듣는 부위가 늘어나니
그렇게 무기력한 석달을 지나보내고, 5월 28일부터 조심스럽게 운동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여기저기 삐걱거리며 말을 안듣는 부위가 늘어나니
정말 최근 읽은 다른 책 제목처럼,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8월, 며칠 후면 딱 석달을 채우게 된다.
아직 완전히 습관화는 안되었겠지만, 길고 지난했던 올해의 장마 빗속에서도
그리고 어느새 8월, 며칠 후면 딱 석달을 채우게 된다.
아직 완전히 습관화는 안되었겠지만, 길고 지난했던 올해의 장마 빗속에서도
10km 걷기는 단 하루도 빼놓지 않았다.
보통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두 번 나눠서 호수둘레길을 걷는다.
아침에 잠을 깨고도 한참을 일어나기 힘들어 누워 뒹굴던 내가
아침에 잠을 깨고도 한참을 일어나기 힘들어 누워 뒹굴던 내가
더 더워지기 전, 선선할 때 걷기 다녀와야한다며
놀라운 민첩성으로 폴짝 일어나는 등 의외로 운동 우등생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일상 생활조차 제한하던 허리 통증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뭘 먹을까 찾아보던 시선은 어느새 스트레칭, 걷기, 운동, 홈트레이닝 등
이런 책들에 관심과 눈길이 가는 쪽으로 정신 개조가 되고 있다.
운동은 몸만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운동이라는 한계점을 통해 자신이 성장함을 느끼는 과정이다.
하기 힘들고 싫은 그 과정을 이겨낸 나를 매일 만나는 것이다.
그게 자존감이 되고 루틴이 되면서 자신감을 길러준다.
외모와 건강 문제를 넘어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는 필수 단계다.
난 운동을 하면서 깨달았다.
그동안 운동을 안 해서 몸이 상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몸만 상하게 한 게 아니라 마음까지 상하게 된 것이다.
- page 106,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에서 발췌

운동은 몸만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운동이라는 한계점을 통해 자신이 성장함을 느끼는 과정이다.
하기 힘들고 싫은 그 과정을 이겨낸 나를 매일 만나는 것이다.
그게 자존감이 되고 루틴이 되면서 자신감을 길러준다.
외모와 건강 문제를 넘어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는 필수 단계다.
난 운동을 하면서 깨달았다.
그동안 운동을 안 해서 몸이 상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몸만 상하게 한 게 아니라 마음까지 상하게 된 것이다.
- page 106,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에서 발췌

자신의 몸을 의식하지 않는 경지에 올라서야 저자가 말하는
‘진짜 건강한 사람’ 이라고 할 때, 아직 나는 건강한 사람은 아니다.
갑작스럽게 온 노안으로 돋보기 안경 없이는 전단지 한장 훑어볼 수 없음을 슬퍼하고,
갑작스럽게 온 노안으로 돋보기 안경 없이는 전단지 한장 훑어볼 수 없음을 슬퍼하고,
왼쪽 어깨의 가동 범위는 현격하게 줄어있어 맘대로 팔을 들 수 없고,
무릎 부담으로 스쿼트나 런지 동작은 삼가고 있다.
아직도 예민하게 나 자신의 몸 상태를 항상 의식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석달 전보다는 훨씬 자유롭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한 가지, 운동을 의무감에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간혹 날씨나 상황이 안받쳐줘서 걷기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집에 있다보면
걷기를 나가고 싶어 좀이 쑤시는 그런 상태가 되었다는 점이다.
한동안 숨쉬기 운동만 하던 내게는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한 변화이다.
결국 진짜 건강한 사람은 자유를 가진 사람이다.
마음대로 걷고, 쭈그리고 싶으면 쭈그려 앉을 수 있고, 뛰고 싶으면 뛰고, 매달리고,
결국 진짜 건강한 사람은 자유를 가진 사람이다.
마음대로 걷고, 쭈그리고 싶으면 쭈그려 앉을 수 있고, 뛰고 싶으면 뛰고, 매달리고,
구부릴 수 있는 자유, 젋고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준다는 것은 결코 작은 소망이 아니다.
많은 노력과 성실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 몸의 자유다.
- page 7
트레이너나 의사가 펴낸 구체적인 운동 방법론은 아니지만,
- page 7
트레이너나 의사가 펴낸 구체적인 운동 방법론은 아니지만,
이 책이 나의 새로운 시작에 확신과 자극을 주는 내용이라는 점은 반박할 수가 없다.
특히 주로 ‘걷기’로 운동량을 채우고 있는 내게
특히 주로 ‘걷기’로 운동량을 채우고 있는 내게
[걷기의 재발견] 에 피력한 내용은 공감의 연속이었고,
작년까지는 귀에 이어폰을 꼽고 빠른 템포의 댄스 음악을 들으며
걷는 속도와 운동 강도, 운동량과 효율성에 집중했다면
요즘은 걷기를 나가면서 휴대전화기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심지어 물통 가방조차 없이 완전히 빈 몸으로 나가 걸으며
나를 감싸는 미세한 바람, 새소리, 물소리, 구름의 움직임, 공기의 냄새 등에
집중하는 내게 [운동은 곧 사색의 시간] 의 내용도
책 읽기 전 가졌던 의구심을 녹여주는 구절의 연속이다.
노쇠는 노화와 다르다.
노화는 나이가 드는 것이고,
노쇠는 노화와 다르다.
노화는 나이가 드는 것이고,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활동량이 줄어들어 약해지는 것, 허약이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노쇠는 질병이다.
- page 155, 김현경의 ‘근육이 연금보다 중요하다’에서 발췌
저자 본인이 의학이나 운동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러기에 자신이 만나 조언을 받은
노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노쇠는 질병이다.
- page 155, 김현경의 ‘근육이 연금보다 중요하다’에서 발췌
저자 본인이 의학이나 운동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러기에 자신이 만나 조언을 받은
의사들과 트레이너 등의 전문가, 운동을 하는 사람들, 책에서 얻은 지식,
지인과 커뮤니티 멤버들의 경험, 그리고 자신이 운동을 실천하며 얻은 경험담과 통찰을
책 속 구석구석에 녹여냈다.
‘몸 이야기’는 그 분야 전공 전문가들만 할 자격이 있는 거라는
‘몸 이야기’는 그 분야 전공 전문가들만 할 자격이 있는 거라는
나의 선입견은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책의 핵심은 명확하다.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만약 50살에 운동을 시작한다면 몇 년이 지나도 당신 몸은 50살에 머물 수 있다.
나이 핑계 대지 말고 당장 일어나 운동을 시작하라.
- page 175
솔직히,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해서
돌연 특별한 동기 부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나도 그랬다. 그냥 늘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대단한 구절을 읽고,
대단한 사람들의 성공 사례를 봐도 별로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여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단계에 와 있으며,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여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단계에 와 있으며,
절제와 좌절과 도달의 과정 속에서 나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조그만 변화에 기뻐하고,
어린 시절처럼 보여주기 위한 운동, 무슨 무슨 효과를 위한 운동이 아니라,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밑줄을 치고 여기저기 페이지를 마크해가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격려를 받는 기분도 들고,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해주는 구절이 꽤 많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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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