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쩜삼'을 만든 사업가 김범섭 님의 사업 노하우가 담긴 <코어 씽킹>.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알려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18년의 사업 경력으로 사업의 '코어'가 잡혀있기에 이렇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다른 사업 관련 책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을 몇 개 소개한다.

●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계획서를 쓰지 마라.

"나는 사업계획서를 완벽하게 쓰지 말라고 말한다. 사업계획서 쓰는 일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초기에 작성한 사업계획서는 구글 시트에 숫자 몇 개 정도 적어놓은 수준이었다. 본격적인 사업계획서를 쓰기 위한 기초 자료에 불과했다. (...) 처음부터 정교한 사업계획서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무언가를 찾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 창업도 훈련하면 레벨이 올라간다 - 리버스 엔지니어링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란, 제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거꾸로 추적하고 분석함으로써 그 제품의 제조 방식이나 성능의 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기술 향상이나 창의적인 응용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 머릿속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듯 간접적으로 창업을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이다. (...)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한 창업 훈련법, 그것이 나만의 창업 학습 방식이었다."

● 차별점에 집착하지 말자

"자꾸 차별점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게 바로 함정이다. 핵심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같은 답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전부다. (...) 경쟁없체가 등장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본질은 같다."

"사실 달라야 할 것은 별로 없다. 잠깐은 색다른 기능이나 재밌는 요소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고객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서비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를 찾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가치를 제공하면서도 접근 방식을 달리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 아무도 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하려는 욕심보다, 기존 방식에서 어떤 부분을 변화시키면 사람들에게 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잘되는 서비스'는 본능에 기대는 서비스이다. 반대로 본능에 기대지 않는 서비스는 잘되지 않는다. (...) 본능을 충실하게 충족시키는 서비스에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더해야 한다. 단지 달라보이기 위해 일부러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담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아마존에서는 커머스 사업의 본질 중 하나인 '어떻게 더 빠르게 배송하는지'를 차별화하려고 했다. (...) 중요한 것은 차별화 자체를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 차별화해야 한다. 본질의 디테일에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독창성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하는 서비스는 실패한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보다는 디테일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나온 작은 차별화 포인트가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끈다. 결국 승부는 큰 아이디어가 아니라 아주 작은 디테일의 차이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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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차별점에 집착하지 말라는 점에 눈길이 갔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대에 다들 차별화하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저자는 차별화보다 본질을 강조한다. 

진정한 차별화는 본질을 더 드러내는 차별화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차별화 자체가 아니라 본질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본질을 더 편하고 빠르고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줘야 진짜 차별화다. 이게 진짜 '코어 씽킹'일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런 독특한 관점의 내용이 가득하다. 뻔한 경영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내용들이기에 신선한 내용이 많았다. 익숙한 내용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엄청난 인사이트를 이렇게 쉽게 풀다니. 이런 책을 만나면 흥미로우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걸까? 사업하는 사람들은 정말 정말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