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경영

Ganesa
- 작성일
- 2020.5.18
디플레 전쟁
- 글쓴이
- 홍춘욱 저
스마트북스
흔히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상태를 말하고 디플레이션은 반대로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제 상태를 일컫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서로 반대적인 현상이므로 지금의 상황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양자택일이 가능하다. (물론 0라는 상황인 현상유지는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면...) 그렇다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어느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가란 질문으로 넘어가면 쉽게 답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모든 것이 좋아보는 상황이 아닌 코로나19라는 큰 장벽이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201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마이너스를 경험하고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매월 물가가 50%이상 상승하는 일이 지속되는 하이퍼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1985년 볼리비아에서 경험한 것과 같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은 긴축재정을 시행하는 것만으로 금방 종결되지만 디플레이션은 일종의 ‘만성질환’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 경제를 지속적으로 악순환을 구렁텅이에 빠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183쪽)이라고 설명하다. 특히 오랜 불황에 빠져있는 일본의 경우를 분석하면서 제로금리의 한계로 인한 통화정책의 무력, 명목임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오는 디플레의 악순환으로 인해 일단 디플레 국면에 진입하면 경제를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기가 어렵다고까지 진단하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도 『디플레전쟁』으로 하지 않았을까? 특히나 ‘무엇이든 지금 당장 시행하라’는 저자의 인용은 상황의 긴급성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책표지, "무엇이든 지금 당장 시행하라"란 문구가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디플레이션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가? 먼저 세계적으로 자금이 풀려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배경을 설명하고 디플레 위험에 대응하여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제정책을 펼칠 것인지 살펴본 뒤 주식과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 및 그에 대한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먼저 친절한 용어 설명이다. 중앙은행이 푼 돈이 얼마나 불어났는지를 측정한다는 ‘통화승수’ 임금상승률에서 생산성 개선율을 뺀 값인 기업이 느끼는 체감 인건비라는 ‘단위노동비용’ 등 쉽지 않는 경제용어를 쉽게 풀어 주고 있다. 게임을 할 때에도 어떤 캐릭터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를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게임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려면 매뉴얼이 중요하다. 그런 매뉴얼에 해당하는 것이 용어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용어도 모르면 경제신문을 읽거나 뉴스를 들어도 이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다양한 그래프의 인용이다. 어떠한 사례를 접하고 분석을 하여도 간단한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그것이 공신력이 있는 자료라면 더욱더 그렇다. 그러한 그래프가 잔뜩 소개되어 있고 심지어는 그러한 자료를 어디에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까지 설명하고 있다.
<분석의 근거가 되는 그래프, 93쪽 인용>
끝으로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먼저 묻고 답을 하는 형태이다. 물가하락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혹시,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없을까?” (49쪽)란 의문을 제기한 다음 장에서 위안화 평가절하, 생산성의 지속적 향상 등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라는 답을 주고 물가를 “한국은 금리가 낮고 주식시장의 PER도 낮은데 왜 코로나19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을까?” (200쪽)란 의문에는 한국경제의 채찍효과와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이라는 답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답은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지표와 그래프로 뒷받침되어 있다.
이 『디플레전쟁』은 2019년 11월에 대부분 완성되어 보강을 거친 뒤 4월에 출판되었다고 한다. 출판된 날짜를 살펴보면 분명한 목적성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은 날짜와 겹친다. 분명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혹자는 그전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그렇다고 할 때 우리는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하루하루 힘든 요즘 그래도 희망적인 저자의 기대를 인용해본다.
최근 경제전망을 발표한 주요 투자은행들은 2020년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하반기부터 다시 탄력적으로 회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다. 예를 들어 세계 2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가 2020년 2분기에 연율 기준 -30%의 역성장을 기록한 후, 3분기에는 반대로 29%의 급격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필자 역시 이 전망에 한 표 던진다.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하락만 놓고 본다면 역대급이겠지만, V자 모양의 회복이 이루어진 해로 2020년이 기록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269쪽)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2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