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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단한 삶에 대한 참된 위로는 효용성에서 오는 게 아니다


 


 


박범신(작가)


 


 



이번에는 심사를 하는 일이 즐거웠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예심을 넘어서 본심 대상이 된 21편의 글들을 읽는 게 즐겁고 뿌듯했다. 인터넷 블로그에 익숙하지 않아 그에 대한 나의 정보와 내공이 부족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 글쓰기가 시류에만 흐르거나 깊이가 없다는 식의 풍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글솜씨도 유려했고 문화에 대한 감수성도 훌륭했으며 텍스트를 해석해내는 통찰력도 깊이가 있었다.


 


괴로운 일은 순위를 정해서 뽑는 일이었다. 독자로서 행복했으나 우열을 가리는 일은 고통스러웠다는 말이다. 그만큼 수준이 고루 높았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신대철의 시세계를 읽어낸 [까치집을 위하여]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사려깊고 정감있는 시선은 물론이고 자신이 겪었던 젊은 날의 문학적 탐색과정을 매우 유려한 감수성으로 고백하고 있으며, 우석훈의 경제관계 저서들을 읽어낸 [탈포디즘으로 많은 것을 희망한다]는 현실과 현실 너머를 아울러 보는 지적 통찰력이 넘치는 분석이 돋보였고, 나라야마 부시코의 영화에 대해 쓴 [내 안의 야만성]은 허세가 없는 정직한 문장과 텍스트에 내 삶을 이입해 끌어내는 자기 성찰의 시각이 좋았다. 영화 ‘시’에 대해 쓴 [서정시가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와, 바슐라르 ‘촛불의 미학’을 정서적으로 읽어낸 [스스로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은?]도 인상적인 글이었고, 소설 <은교>를 진실과 허위의 관점에서 개관한 [시시詩詩 하다]는, 심사위원이 아니라 <은교>의 작가로서, 만나면 손을 잡고싶을 만큼 군더더기가 없었다.


 


대상으로 뽑은 [시의 힘을 믿는다]는 무한경쟁에 따른 반인간적 서열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우리가 갈망하는 참된 위로가 무엇인지를 ‘시의 힘’이라는 관점으로 드러내 보여준 점에 방점을 찍었다. 고단한 삶에 대한 참된 위로는 효용성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글쓴이는 깊이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감상을 적절히 조율한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고백하고 있다. 입상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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