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이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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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1.12.24
[행복한 걷기 여행-39]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따라 한양대역까지
다시 햇볕 받으며 물 흐르고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의 제5부는 <다시, 햇볕 받으며 물 흐르고>입니다. 그동안 개발바람에 짓밟혀 생명을 잃어가던 한강 지천들이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돌아보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른아홉 번째 코스는 제5부 제목이기도 한 <다시, 햇볕 받으며 물 흐르고>라는 제목으로 된 청계광장에서 청계천을 따라 한양대역까지 가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는 9km로서 약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시청역 또는 광화문역→청계광장 : 시청역 4번 출입구 또는 광화문역 5번 출입구에서 동아일보사를 향해 5분만 걸으면 청계광장에 닿을 수 있다.
청계광장→살곶이다리 : 청계천의 흐름을 따라 살곶이다리까지 걸어보자
살곶이다리→한양대역 : 살곶이다리 앞 들머리를 이용해 천변에서 빠져 나온다. 한양대쪽으로 건널목을 건너 왼쪽으로 인도를 따라가면 한양대역이다.(살곶이 다리 앞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성동교방향으로 나가 오른쪽으로 돌면 한양대역입니다.)
종로에 있던 학교에 다녔던 저에게 청계천은 고가도로가 위로 지나는 어두컴컴한 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대학때 연극반에서 조명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무대를 밝히는 특수 램프와 특수조명을 만들기 위하여 좁은 청계천 뒷골목을 뒤지고 다니던 기억도 있습니다.
청계천을 덮고 있던 시멘트와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청계천의 속살이 복구되어 서울시민에게 돌아온 것이 2005년 10월 1일이라는데 그동안 복구된 청계천을 건너보기는 했지만, 개천을 따라 걸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나와 청계광장에서 계단을 따라 청계천으로 내려서고 보니 청계광장 아래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해보입니다.
작은 폭포에서 내린 물은 조그만 소를 만들고 이어서 개천을 따라 급하게 흘러내리고 있는데, 개천바닥이 고스란히 비칠 정도로 물이 맑아 날씨만큼 눈이 시릴 정도입니다. 개천을 넓어졌다 좁아졌다 변화무쌍하고 개울가에 쌓인 흙에 서있는 나무들도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개천 위로 서있는 빌딩 역시 다양하면서도 개울과 의외로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슬렁슬렁 걷다보니 어느새 동대문 근처를 지나 평화시장에 이르렀습니다. 평화시장도 말끔한 모습입니다. 날씨가 쌀쌀한 토요일 정오 무렵이라서 천변 산책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뜨입니다. 인솔하고 있는 청년이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것은 청계천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습니다만, 지나면서 들으니 청계천 노동운동의 역사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운상가 근처를 지나다보니 청둥오리 두 마리가 개울가에 머리를 날개 밑에 처박고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지난 밤에는 무엇을 하고 늦잠을 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자맥질 하는 청둥오리도 있었습니다. 바닥까지 보이는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는 눈에 띄지 않는데 저 녀석들은 무엇을 먹고 사는지 궁금했습니다. 동마장 가까이에서는 청둥오리들의 숫자가 더 많아집니다. 그리고 물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송사리 떼가 바글바글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평화상가 근처에는 고드름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뭇가지와 마른 풀잎에 다글다글 매달린 고드름이 재미있습니다.
청계천변을 걷다보면 성북천이 들어오고 이어서 정릉천이 들어옵니다. 이들 개천보다 청계천이 더 낮은 것은 아마도 복구과정에서 청계천을 준설하면서 깊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릉천을 지나면 청계천이 넓어지면서 개울가에 잡풀이 깊어져서 헤집고 들어가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중랑천에 가까워지면 큰 소리를 질러도 건너편에서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넓어지고 수량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청계천 하류에 쌓아놓은 보 때문에 수량이 유지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동마장을 지나면서 산책길을 어느새 흙길로 바뀌었고 천변에는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옛날 청계천 고가도로를 지탱하던 교각을 몇 개 남겨두었다더니 잡풀 속에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서있습니다.
청계천가에서 재미있는 모습을 한 건물도 만날 수 있습니다만, 그 옛날 청계천변에 고개를 내밀고 늘어서 있던 판잣집도 복구되어 대조가 되고 있습니다. 중랑천으로 넘어가 살곶이다리를 지나 한양대 앞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돈가스와 라면을 같이 주는 돈가스-라면 정식입니다.
참 청계천 하류 쪽 벽에 시민들의 소망을 타일로 만들어 붙여 놓은 소망의 벽도 볼거리입니다.
눈초의 코스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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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