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초공식계정
  1. 시간나는대로 읽은 책

이미지

도서명 표기
닥터스 씽킹
글쓴이
제롬 그루프먼 저/이문희 역
해냄
평균
별점9.1 (17)
눈초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임상과를 전공하지 않은 제가 환자와 의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두 아이들에게 읽혀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닥터스 씽킹; 원제 How Doctor's Think>을 읽어나가면서 환자가 호소하는 질환의 증상과 검사결과 등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것인가 하는 방법(유완준기자의 서평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http://blog.joins.com/yang412/8661510) 이외에도 효율성을 중요시하고 있는 현대화되고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 하는 부분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지적대로, 의과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하여 질환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의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한 다음에는 환자를 대하게 되었을 때  이러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여 진단을 정하고 치료방향을 정하는가를 배우게 됩니다. 과거에는 회진이라는 과정에서 환자의 특징을 두고 선배의사가 주도하는 토론을 통하여 진단이나 치료방향에 접근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늘날에는 보다 조직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즉, 미리 설정된 알고리듬에 맞춰진 ‘의사결정 나무(decision tree)'를 따라서 사고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자료들은 환자의 주요 증상 또는 검사의 결과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풍부한 자료에 의거하여 작성되었기 때문에 전형적인 질환을 다룰 때는 아주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 방법에 의존하는 경우 전형적이지 못한 환자를 대할 때 방향을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의학의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면 의학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르네 폭스 교수가 정의한 의학에서의 3가지 불확실성은 첫째, 기존지식의 불완전한 습득에서 비롯된다. 모든 의학적 기술과 지식에 통달할 수 있는 의사는 없다. 두 번째, 현대의학의 내재적 한계에 비롯되는 불확실성이다. 아무리 노련한 의사라 할지라도 대답할 수 없는 문제는 수없이 많다. 세 번째 불확실성은 앞의 두 가지 불확실성, 즉 개인의 무지 혹은 불완전함과 현대의학의 한계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최근의 의료시스템에서 주목할 점은 의료와 연관된 보험회사입니다. 보험회사에서는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진료지침보다는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물학, 특히 인체생물학은 근본적으로 가변적이다. 때로는 너무 미미해서 무시할 수도 있는 그러한 변화들이 중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즉, 아무리 정밀한 척도로도 잡아낼 수 없는 중요한 차이들이 존재한다는 소리다.”라고 하는 저자의 주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람들마다 신체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질환에서 나타내는 증상이 차이를 보일 수 있고, 검사결과도 다양한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를 통하여 얻은 표준화된 자료를 토대로 객관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방향을 정하게 되지만, 막상 임상의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는 다양한 변이를 보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희귀한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검사와 처치가 필요하게 되지만, 보험체계나 보험회사의 통제를 받고 있는 관리의료체계는 환자진료에 투입되는 시간까지도 엄격하게 감시하고자 하는 현실에서 환자를 위한 별도의 자원을 투입하는 일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특별한 환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노력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의사와 제약사 간의 관계에 관한 논의도 적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의 상업적인 의도가 의료에 개입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비판입니다. 미국에서도 제약사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를 틀 안에 넣어서 규제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료인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전편을 통해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교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의사 역시 열린 마음으로 환자를 대할 것이며, 환자 역시 자신의 질환에 관한 모든 정보를 의사에게 제공하고 의사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례들을 통하여 환자-의사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점은  관심이 있는 독자들께서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덧붙이고 싶은 점은 이 책은 보건의료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관련부처의 공무원, 건강보험공단과 같은 기관들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도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아요
댓글
2
작성일
2023.04.26

댓글 2

  1. 대표사진

    필로소포스

    작성일
    2010. 7. 30.

  2. 대표사진

    눈초 공식계정

    작성일
    2010. 7. 30.

    @필로소포스

눈초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1시간 전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1시간 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6.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4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5.29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29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84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68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115
    작성일
    2025.6.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